소녀의 어리광 ‘12개로 변주’ … 고난도 기교 필요한 ‘명곡’ [이 남자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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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모차르트 ‘작은 별 변주곡’

동요 ‘반짝 반짝 작은별’원곡
佛서 들었던 구전가요 모티브
英서 테일러 시로 가사 바꿔
완벽한 균형·조화 이뤄 작곡

‘반짝 반짝 작은 별’이라는 동요를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이 친숙한 동요의 선율은 다른 제목의 노래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영어의 A, B, C를 처음 배울 때 부르는 ‘알파벳 송’과 같은 멜로디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익숙한 이 노래의 원 작곡가는 과연 누구일까? 다름 아닌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다.

쉽다 못해 뻔하디뻔한 멜로디의 동요가 클래식 음악이라 하니 당황스러우실 테지만 가만히 들어보시라. 빙그레 미소 짓게 만드는 이 천진난만한 악상은 영락없이 모차르트를 빼닮아있지 않은가.

20대 초반의 모차르트는 구직 활동을 겸해 파리로 연주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만족할 만한 조건의 일자리는커녕 오페라나 교향곡같이 돈이 될 만한 대곡의 작품 의뢰도 받지 못했다. 아마 속상한 마음으로 터덜터덜 파리의 저잣거리를 배회하고 있었을 모차르트에게 한 멜로디가 들려왔다. 바로 ‘아, 어머니께 말씀드릴게요(Ah, vous dirai-je, maman)’라는 프랑스의 구전 가요로 우리가 잘 아는 ‘반짝 반짝 작은 별’의 선율이었다. 이 노래는 당시 파리 시민들이 유행가처럼 길거리에서 흥얼거리며 부르던 노래였는데, 그 노랫말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요의 가사와는 내용이 사뭇 다르다.

노랫말의 내용은 이렇다. 사랑에 빠진 한 소녀가 어머니에게 ‘한 남자에게 첫눈에 반해 버렸는데, 사랑 때문에 괴로워 죽겠다’며 어리광을 부리는 내용이다. 프랑스의 여행에서 큰 수확은 얻지 못했지만 모차르트는 이 멜로디를 귀에 담아 고향 잘츠부르크로 귀국하게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3∼4년이 지났을 1781∼1782년쯤 모차르트는 당시 프랑스에서 들었던 구전 가요 ‘아, 어머니께 말씀드릴게요’를 모티브 삼아 ‘‘아, 어머니께 말씀드릴게요’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C장조’를 작곡한다.

그럼 동요 ‘반짝 반짝 작은 별’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모차르트에 의해 피아노 변주곡으로 재탄생 된 프랑스 가요는 섬나라 영국에도 전해졌다. 이 천진난만한 음악을 들은 영국 사람들은 이 음악에 영어 가사를 붙여 노래로 만들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들은 노랫말을 원 가사인 ‘아, 어머니께 말씀드릴게요’ 대신 1806년 영국의 시인 제인 테일러에 의해 발표된 시 ‘The Star(별)’에서 찾았다. 이 시는 총 5연으로 이루어졌는데 그중 첫째 연의 가사를 차용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지금의 ‘반짝 반짝 작은 별(Twinkle, Twinkle, Little Star)’이 된 것이다.

모차르트의 작품 ‘‘아, 어머니께 말씀드릴게요’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C장조’가 동요 ‘반짝 반짝 작은 별’의 원곡이라고 해서 유치하다거나 연주하기 쉬울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들을 때는 얼핏 쉬워 보이지만 막상 매끄럽게 연주해내기는 굉장히 어려운 작품이다. 주 멜로디가 등장하고 이어 템포, 리듬, 박자에 변화를 준 12개의 변주가 펼쳐지는데, 피아니스트는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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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내내 피아니스트의 어느 손가락 하나에라도 힘이 더하거나 덜해, 음량의 셈여림이 약간만 흐트러진다면 관객들이 단번에 알아채 버리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마치 정밀하게 세공된 기계장치처럼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이뤄 작곡됐다.

피아니스트의 상당한 숙련과 기교가 필요한 명곡이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 오늘의 추천곡 모차르트 ‘작은 별 변주곡’

1781∼1782년쯤 작곡된 작품으로 원제목은 ‘‘아, 어머니께 말씀드릴게요’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C장조’이지만, 흔히 ‘작은 별 변주곡’이란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주 멜로디가 주제를 제시하면 템포와 리듬, 박자에 변형을 준 12개의 변주가 뒤따른다. 전체의 연주 길이는 약 13분이지만, 대개는 도돌이표를 제외하고 연주하는 8∼9분 사이 짧은 길이의 버전으로 연주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