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연애·직업 등 앞날에 걱정 많은 친구, 조언하기 힘드네요[마음상담소]

  • 문화일보
  • 입력 2024-01-24 09:08
  • 업데이트 2024-01-2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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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대학 시절부터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저도 힘들 때 그 친구에게 많이 의지하는데, 다른 사람의 문제를 의리 있게 돕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친구가 자기 문제를 상의하는 방식에 지칩니다. 몇 달 전에는 이직을 고민한다고 하면서 다른 회사 두 군데의 장단점을 얘기하길래, 두 군데 중 한 군데에 대해 열심히 조언해줬더니 결국 친구는 기존 회사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남자친구에 대해 마음에 안 드는 점을 얘기하는데, 이직처럼 제가 헛된 충고를 하는 꼴이 될까 봐 헤어지고 싶냐고 질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마음을 잘 모르겠다면서 남자친구가 그래도 좋은 점이 많다고 얘기하네요. 연애와 직업 등 앞날에 대해 걱정이 많아서 양가감정이 드는 것은 이해하는데, 저는 감정보다는 해결책 중심의 대화를 하는 사람, ‘MBTI(성격유형검사)’에서 전형적인 ‘T’(사고형)라서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가 어렵습니다.

A : 해결책 제시하기보다는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 중요

▶▶ 솔루션


사람의 감정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정이 바뀌는 주기가 너무 짧을 경우 주위 사람들은 누구나 힘들기 마련이지요. 친구의 마음이 자꾸 변하는데도 그 친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원래 관계가 좋았구나 싶습니다.

감정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주변 환경 자체보다도 내가 주변 환경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영향을 받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날씨가 안 좋다는 이유만으로도 내 상황에 대해 다르게 해석하고 평소와는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즉, 바로 그 순간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는 것이 감정입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감정은 그 순간에는 언제나 옳지만, 시간의 축 안에서는 변화가 큽니다.

감정을 호소하고, 거기에 공감을 받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사람이 많습니다. ‘환기 효과(ventilation effect)’라고 하는데요. 사람들은 반드시 내 감정에 대해서 모든 상황에 옳다는 논리적인 근거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그 순간에 내가 느끼는 것에 대해서만 타인이 인정하고 받아들여 주기만 해도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감정적 공감 대신에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려고 하면, 오히려 들어주는 입장에서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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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균의 ‘마음지구력’을 보면 양가감정에는 양가공감으로 대처하라는 말이 나옵니다. 사람은 한 번에 두 가지 감정을 느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이렇게 느끼고, 내일은 저렇게 느낄 수도 있는 것이죠. 그 감정선에 따라서 그냥 그 순간의 감정에 대해서만 공감을 하려는 태도가 필요할 것입니다. 감정보다는 사고 중심의 사람들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죄책감을 갖거나 성의가 없어 보이면 어쩌지라고 걱정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섣불리 해결책을 제시했다가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각자의 삶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을 해야 하니까요.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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