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으로서의 책임감·자긍심… ‘26년 나눔’의 원천이죠”[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안준영(왼쪽 두 번째) 후원자가 부대 전우들과 초록우산 국군 나눔 캠페인인 ‘나라사랑 아이사랑 캠페인’에 참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 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 장교 임관때부터 이어온 기부… 안준영 후원자

훈육대장님 기부 권유로 동참
1대1결연 등 총2035만원 후원

결혼후엔 아내·자녀들도 동참
복지사·상담사 자격증까지 따
“나눔을 통해 내 삶의 가치 찾아”

“군인으로서 나라로부터 받은 혜택을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돌려주는 것,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보이지 않는 의무’인 것 같습니다.”

26년 전 장교로 입문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마음에 나눔을 시작해 현재까지도 보람되고 감사한 마음으로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는 안준영(49) 후원자. 지난 1998년 육군3사관학교 졸업과 함께 결손가정 아동 돕기에 참여한 것이 그의 첫 나눔이었다. 안 후원자는 “당시 훈육대장님께서 한국복지재단(현 초록우산)에 정기적으로 기부를 하셨다”며 “나라를 지키면서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나눔도 실천하는 게 장교의 도리이자 사회인으로서의 자세라는 훈육대장님의 말을 듣고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육군 중령인 그는 “당시에는 사실 큰 의미는 없었던 것 같다”면서도 “꾸준히 후원하며 스스로 사회구성원으로서 가치 있는 사람임을 느끼고,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자긍심이 기부를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이어진 결과, 안 후원자가 현재까지 후원한 금액은 약 2035만 원에 달한다. 그는 “예전에는 1대1 결연 형태로 매월 20만 원씩 후원했는데, 지금은 초록우산에 8만 원, 해외아동 결연 3만 원, 총 월 정기 11만 원씩 후원하고 있다”며 “후원금 액수를 줄인 대신 아내와 자녀들을 동참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직업군인으로서 정기후원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긍지가 생겨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나눔의 순간으로 안 후원자는 부대 내 부사관 자녀를 도왔던 일화를 꼽았다. 안 후원자와 함께 근무했던 부사관의 자녀 중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동이 있었는데, 아동의 다리 수술을 위해 초록우산과 지역사회 모금 활동을 통해 의족을 지원해준 것이다. 안 후원자는 “부대원들과 모금도 하고 초록우산의 도움을 받아 지원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었던 것 같다”며 “어느덧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아동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나 감동적이었고, 스스로 자랑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른 후원 대상 아동이 편지를 통해 취직 소식을 전해 온 일화를 언급하며 “작은 나눔이 아동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는 데 대해 보람을 느꼈다”고 돌이켰다.

나눔뿐 아니라 봉사활동도 안 후원자에게는 삶의 일부였다. 안 후원자는 “대민 봉사활동을 수도 없이 나갔지만 사실 군 생활 중 했던 활동이라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다른 부대보다 2배 정도는 더 나갔던 것 같다”고 웃었다.

나눔과 봉사의 연장 선상으로 안 후원자는 최근 사회복지사 2급 및 심리상담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해 군부대 내 신설된 ‘군 사회복지사’로 나섰다. 안 후원자는 “군 생활 중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 선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일 것 같다”며 “작지만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일반 사병뿐 아니라 근무지 인근 아이들의 심리 상담까지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아이들에게는 심리적 안정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더욱 필요한 게 정서적 관심”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안 후원자는 “나눔이라는 게 자기 자신에 대한 삶의 가치를 부여하는 차원에서라도 꼭 필요한 활동”이라며 “시작은 어려울 수 있으나 일단 시작하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언가가 생긴다. 사회적 책임의식과 자긍심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눔은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세금 혜택도 있고 보람도 느낄 수 있으니 적은 금액으로라도 참여해 보라”고 권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