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충당금 후폭풍… 증권사 ‘1조 클럽’ 실종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6 11:45
  • 업데이트 2024-02-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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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사 작년 순익 18% 감소

증권업계 실적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1조 클럽’이 자취를 감췄고, 각사의 희비도 엇갈렸다. PF 충당금과 함께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이 올해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 10곳(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합산 순이익은 3조4050억 원으로, 전년 합산 순이익(4조1728억 원)보다 18.4% 감소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는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대부분이 지난해 4분기에 손실이 커졌는데, 당국이 PF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충당금을 적립하라고 주문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5곳 중 실적이 가장 크게 악화된 곳은 하나증권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2708억 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4분기에 1240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영향으로 256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83.4%, 99.2%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지만, 충당금 적립으로 4분기 수익이 감소했다. 영업이익 1위, 순이익 2위를 달성한 메리츠증권도 순익 규모 자체는 직전 해보다 28.8%나 줄었다.

주요국 금리 인하 시작 시기가 하반기로 밀리면서 부동산 PF 문제는 올해도 증권가 실적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등의 지난해 9월 말 부동산 PF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아직 미진하다”며 “PF 위험이 높은 업체는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재무지표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 25곳의 해외 부동산 위험 노출액은 14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가 큰 증권사의 실적 부담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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