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 금지·진료유지·복귀명령 잇단 거부… ‘법 위의 의사들’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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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강경 대응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현장을 떠나 환자 불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의사 집단행동 관련 시·도 부단체장 회의’에 참석해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한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 6112명 업무개시 명령

전공의 무더기 근무지 이탈
의료법 59조 등 잇따라 무시
불법적 집단행동에 비판 확산

금고이상 실형땐 면허취소 가능
2000년 의약분업 파동 재판땐
공정거래법 위반 등 유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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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집단 사직에 나선 전공의들에게 정부가 집단행동 금지 명령, 진료유지 명령, 업무개시(복귀)명령 등을 발령하며 강경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지만 전공의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의사들이 대놓고 ‘법을 무시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업무개시 명령을 받은 전남대·조선대 전공의 200여 명 가운데 복귀한 의사는 3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지를 이탈한 의사 대부분이 사실상 정부의 행정명령을 거부한 셈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까지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 6112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715명을 제외한 5397명에게도 새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지만, 사실상 집단행동에 들어간 전공의들은 명령에 불응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사직서 수리 금지,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 등 초법적인 행정명령을 남발하며 전공의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며 정부의 명령에 불응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도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의사들이 ‘무더기 기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복지부는 진료유지 명령과 업무개시 명령에도 전공의들이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으면 추가로 강제이행명령을 내리고, 그럼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이들의 의사면허를 정지시키는 것은 물론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의료법 59조는 국민 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지자체장이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를 어길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경찰 역시 복지부가 진료 거부 의사들을 고발하면 신속하게 소환하고, 출석에 불응할 시 체포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전공의 사이에서는 과거 사례처럼 업무개시 명령 ‘송달’의 법적 요건이나 자발적 사직이었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법망을 피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오가지만, 법조계에서는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되면 처벌을 피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2022년 7월 시행된 행정절차법 개정안 24조는 송달을 ‘문서로 전달’하는 것을 전제하면서도 ‘공공의 안전 또는 복리를 위해 긴급히 처분할 필요 등이 있는 경우’에 말·전화·휴대전화를 이용한 문자 전송·팩스·전자우편 등 문서가 아닌 방법으로 처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문자메시지만으로도 송달 효력이 발생할 수 있고, 행정명령 불응은 고의·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곧바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는 설명이다.

한편 지난 2000년 의약 분업 파동 당시 집단행동을 주도했던 김재정 전 의협회장은 2005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음에 따라 의사 면허가 취소된 바 있다. 김 전 회장은 의약분업을 막기 위해 의사들이 집단 휴업 등을 진행해야 한다는 식으로 여론을 조성해 개별 의사들의 사업이나 영업을 제한했다는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전국 50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3921명의 근무지 이탈을 조장해 수련병원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한 혐의(의료법 위반) 등으로 2000년 기소돼 모든 혐의에서 유죄를 인정받았다.

김무연·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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