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무게까지 측정해 알려줘… 기상청, 문자 정교해진다

폭염땐 노인외출 막기 위해
자녀들에게까지 문자 전송

기상청이 농촌 거주 노인들의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자녀들에게 보내는 ‘폭염 위험 문자’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지역 병원에도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노인들을 설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인들은 기상 예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예보를 접해도 이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녀·의사들의 설득은 따른다는 점을 반영한 정책이다.

21일 기상청은 주요 정책 추진계획 발표를 통해 지난해 경남 창녕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폭염 예방’ 문자를 올해는 전남 지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창녕 지역을 대상으로 이 같은 방식의 문자 배포 결과 여름철 노인 폭염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기상청이 “오늘 창녕이 어제보다 더우니 부모님께 외출은 피하시고 시원한 곳에서 쉬시라고 전화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농촌 거주 노인의 자녀에게 보내면, 자녀가 부모에게 연락해 농사일을 말리는 식이다. 또한 기상청은 동네 병원과 문자 체계를 구축해 폭염 우려 시 지역 의사들이 노인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도록 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지난해 수도권에 시범 운영했던 호우 긴급재난문자 또한 올해부터 광주와 전남으로 확대한다. 올해 10월부터는 지진이 발생할 때 보내는 지진재난문자를 시·군·구 단위로 구분해 진동이 미약한 지역에는 발송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기상청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각각 추진 중인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 기후변화 시나리오의 표준을 정립한다는 계획이다. 기상청은 지난해 12월 광주·호남 지역에 적용한 ‘눈 무게 예보’를 올해 1월 강원·경북 북부 동해안으로 넓힌 데 이어 11월에는 충청 지역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