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한국 출산율 극단적 하락… 엄마에게 가혹한 기업 분위기 탓”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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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현상·원인 집중보도
일-가정 양립 어려운 현실
과도한 사교육비도 꼬집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65명을 기록한 가운데 영국 공영방송 BBC가 한국의 저출생 현상과 원인을 특별 조명해 보도했다.

BBC는 28일(현지시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합계출산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한국만큼 극단적으로 떨어지는 나라는 없다면서 서울특파원발로 복수의 한국 여성들을 인터뷰한 기획기사 ‘한국 여성들은 왜 아이를 낳지 않나’를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BBC는 문제 핵심으로,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가 고속 발전하면서 여성을 고등 교육과 일터로 밀어 넣고 야망을 키우게 하면서도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역할은 같은 속도로 발전하지 못한 점을 짚었다. BBC가 만난 두 아이의 엄마 천정연 씨는 출산 후 사회적·경제적 압박을 받게 됐고 남편은 집안일이나 육아를 도와주지 않았다며 “남녀가 평등하다고 배웠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고 무척 화가 났다”고 말했다. BBC는 한국 여성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고학력자들이지만, 최악의 성별 임금 격차와 평균 이상의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또 사교육비도 저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주거비는 세계 공통의 문제지만 사교육비는 한국만의 독특한 점이라면서, 한국의 아이들은 4세부터 수학, 영어, 음악 등 비싼 수업을 받는데 이러한 관행은 너무나 광범위해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은 초경쟁 사회인 한국에선 상상할 수 없는 개념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과도한 사교육은 비용보다 더 큰 영향을 준다면서 부산에 사는 32세 민지 씨의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20대까지 공부하며 너무 지쳤고, 한국은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털어놨다. BBC는 출산과 육아 시 부당한 조치를 받는 등 ‘엄마’에게 가혹한 기업 분위기도 지적했다. 30세 TV 프로듀서 예진 씨는 “아이를 낳으면 직장을 떠나야 한다는 암묵적 압박이 있다”며 여동생과 뉴스 진행자 두 명이 퇴사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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