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탈북 80명 중 17명 검출한계 넘는 방사선 피폭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9 11:57
  • 업데이트 2024-02-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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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은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北, ‘지방발전’ 첫 공장 착공
김정은 “이제야 시작해 송구”


통일부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지역 출신 탈북민 80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피폭 조사를 실시한 결과, 17명에게서 최소검출한계 이상의 선량값이 보고됐다.

의료 방사선이나 음주·흡연 등의 영향도 있어 핵실험 피해로만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많은 탈북민이 ‘핵실험 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자가 대폭 늘었다’고 호소하고 있어 관련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통일부가 공개한 한국원자력의학원 ‘2023년 남북하나재단 검진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1차 핵실험 후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8개 시·군 거주 이력이 있는 탈북민 80명 중 방사선 피폭을 평가하는 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에서 최소검출한계(0.25Gy) 이상의 선량값이 보고된 피검자는 17명이었다.

의학원은 “핵실험·의료방사선 같은 인공 방사선 피폭을 반영할 수 있고, 연령·음주력·흡연·화학물질 등 교란변수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개별 원인의 영향 비중은 특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을 대상으로 최근(3~6개월) 방사선 피폭을 평가하는 불안정형 염색체 이상 검사도 실시됐는데, 2명이 최소검출한계(0.1Gy) 이상의 선량값을 보였다. 방사능 오염 검사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인 피검자는 없었다. 북한 핵실험은 2006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총 6차례 실시됐다.

이번 조사에서 북한 핵실험과 방사능 오염·방사선 피폭 간 뚜렷한 인과관계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해당 지역 탈북민들은 핵실험 후 병들거나 죽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사 과정의 문제점도 지적된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는 “5·6차 핵실험 이후 피검자가 적을수록 이상 수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는데 기초정보까지 비공개해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방 공장 착공 현장을 찾아 ‘송구스럽다’며 민심 다독이기에 나섰다. 이날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8일 평안남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착공식 연설에서 “커다란 감개를 금할 수 없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솔직히 이제야 이것을 시작하는가 하는 자괴심으로 송구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조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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