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풍선 쏘며 ‘코인 전문가’ 행세 30대에 15억 뜯긴 유명 BJ

  • 문화일보
  • 입력 2024-03-03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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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원 로고.연합뉴스



"다시 안 올 타이밍" 꼬드겨 2명에게 20억 가로채…징역 5년


유명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BJ)에게 ‘별풍선’ 수천만 원 어치를 선물해 환심을 산 뒤 가상화폐 투자금 명목으로 10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는 최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2)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21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피해자 2명으로부터 가상화폐 투자금 명목으로 30차례에 걸쳐 약 20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첫 피해자는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명 BJ였다. 2021년 6월부터 자신에게 별풍선 수천만 원 어치를 선물한 A 씨를 눈여겨본 BJ는 9월쯤 직접 ‘귓속말’ 기능으로 A 씨에게 연락했다. BJ가 주식·코인 등 투자 실패를 하소연하자 A 씨는 코인 투자전문가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그는 51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 잔액이 찍혀있는 내역을 보여주면서 "투자하면 2∼4배를 보장하고 손해가 나도 내 돈으로 메꿔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이 과정에서 "내가 너무 명성이 높아 기자들에게 시달렸고 개명까지 했다", "다시 안 올 타이밍이고 기회를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라는 식으로 꼬드기기도 했다.

결국 BJ는 그해 11월쯤 A 씨에게 1000만 원을 시작으로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15억 원을 보냈다. BJ가 불안해하자 A 씨는 2022년 1월 자신이 강남 지역에만 집이 4채라고 하면서 비트코인 잔액이 279억 원으로 불어난 내역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실제로 직접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모두 카카오톡 등 온라인으로만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A 씨의 모든 말은 허구였고 보낸 자료는 컴퓨터로 조작한 것이었다. 실제로 A 씨는 홍보 업체를 운영하다 폐업 직전에 몰렸고 채무는 7000만 원이 넘은 상태였다. A 씨는 가로챈 돈으로 별풍선 1억3000만 원 어치를 사들이거나 직원 월급 지급, 개인 채무 상환, 다른 가상화폐 투자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마케팅용 블로그 매매를 하다가 알게 된 사업가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5억 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에게 총 21억 원 가량을 뜯어낸 A 씨가 이들에게 돌려준 돈은 BJ 1억여원, 사업가 6900만 원에 불과했다.

재판부는 "거액을 돌려받지 못하게 될 것을 불안해한다는 점을 이용해 추가적인 투자나 금전 대여를 요구했을 뿐 아니라 변제하라는 피해자들을 조롱하기까지 했다"며 "BJ는 전 재산에 가까운 피해를 입는 등 피해자들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정도로 정신적 피해까지 봐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군찬 기자
김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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