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진단부터 신약개발까지… ‘AI 헬스케어’ SW 시장 커진다[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3-05 08:57
  • 업데이트 2024-03-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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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권호영 기자



■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 규모 커지는 ‘AI 활용’ 의료산업

화이자 등 코로나 백신에 활용
구글, 새 단백질 분자구조 생성

세계시장 연간 46% 성장 전망
의료 불평등 문제 완화 기대도

각국 AI 신기술표준 정립 착수
“엄격한 성능 검증·평가 받아야”


정보통신(IT) 업종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인공지능(AI) 응용 기술이 향후 의료 및 헬스케어 산업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인간의 건강·생명과 직결되는 의료·헬스케어 사업에 AI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안전성 우려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데 있어 AI 응용 기술 등을 활용하는 것이 인류에게 더 유익하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이미 화이자나 모더나 등도 인류를 코로나19에서 극복하게 한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빅데이터와 AI를 통해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AI는 의료 영상 화질 개선을 비롯해 흉부 X-ray를 이용한 코로나19 진단 기술, 디퓨전 기반 의료 영상 복원기술, 의료용 언어모델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세계 각국도 AI 표준 정립 및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I 기술 접목 속도 내는 세계 의료 시장 =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GE·지멘스·필립스 등 의료기기 빅3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저선량 CT를 고화질로 바꾸거나 MRI 스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의료기기를 이미 출시해, 국내외 많은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 구글 딥마인드는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알파폴드’를 개발, 새로운 단백질 분자구조를 생성하거나 예측하는 데 AI를 접목시키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AI 의료 및 헬스케어의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 2021년 69억 달러(약 9조2100억 원)에서 연평균 46.2%로 급성장해 2027년 674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2021년을 기준으로 북미가 38.5%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에서는 중국이 2021년에 6억500만 달러에서 2027년에 65억69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AI 헬스케어의 시장규모는 2018년 약 410억 원, 2019년 약 554억 원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AI의 진화 가능성과 이에 따른 연평균 성장률을 고려하면 수년 이내에 대부분의 국가가 4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의료 및 헬스케어 산업에서 AI가 제공되는 형태에 따라 시장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나눈다. 과거에는 하드웨어 부문이 가장 큰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었지만, 2019년부터는 소프트웨어 형태의 AI 헬스케어 시장이 다른 형태에 비해 확실히 커졌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는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어 고령화와 함께 빈부 격차에 따른 의료 불평등 문제 등을 완화해 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세계 각국의 규제 동향과 향후 과제 = 의료 및 헬스케어 산업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므로 AI를 통한 신기술을 도입할 때도 해당 기술에 대한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약 개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부작용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 의료계 및 의료 산업계의 경우 보수성이 더 짙다.

문제는 신기술 적용인 만큼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규제를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또 세계 주요 국가들은 각자 나름의 규제를 마련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허요섭 데이터분석본부 부산울산경남지원 선임연구원은 “AI 의료 및 헬스케어 산업 역시 큰 틀에서 AI 관련 규정 및 법률을 벗어나지 못한다”며 “오히려 고위험 AI 항목으로 분류돼 철저하고 엄격한 성능 검증과 평가를 요구받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는 식품의약국(FDA)에서 AI 기반 의료제품의 안정성 및 효과성을 보장하는 역할을 맡는데, 소프트웨어를 의료기기로 간주하고 관련 제품은 ‘의료기기로서의 소프트웨어’로 분류한다. 유럽연합(EU)은 2019년 4월 ‘신뢰할 수 있는 AI 구현’이라는 개념을 담아 AI 규제안을 통해 AI 시스템을 수준에 따라 ‘용인할 수 없는 위험·고위험·낮은 위험’ 등으로 분류해 단계별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다만 중국은 2017년 국무원에서 ‘신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을 발표하며 정확한 스마트 의료 체계의 건설을 강조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기술이 의료 산업에 진출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지만, 고령화와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을 겪은 세계인들은 더 높은 의료 수준을 지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규제 초기 단계에 진입한 만큼 중장기적으론 AI를 통한 의료 산업 발달을 필연적으로 보고 있다.

서울성명문 등 ‘글로벌 의료규제’ 협력 강화

한국의 ‘AI 헬스케어’ 대응


정부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 및 헬스케어 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 선도국인 미국의 식품의약국(FDA) 등과 논의를 확대하는 한편 국내 혁신제품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규제 선도국가들을 중심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 기술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제도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월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 인공지능 의료제품 규제 심포지엄’(AIRIS 2024)을 열고 ‘AIRIS 2024 서울 성명문’을 발표하는 등 세계 주요 국가들과 규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식약처는 향후 AI를 통한 의료 분야 기술 개발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규제와 관련 주요 국가들과 보조를 맞춰 민간의 기술 개발이 뒤처지지 않게 지원할 계획이다.

세계 각국이 AI를 활용한 의료 산업과 관련 규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서울 성명문’에는 향후 AI 의료제품에 관한 글로벌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기본 추진 방향이 담겼다. 식약처는 “국제 심포지엄의 성공적 개최를 바탕으로 미국 등 각국 규제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글로벌 규제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다양한 규제기관, 산업계 및 학계가 참여해 의료제품의 발전을 위한 AI 활용과 관련 국제협의체를 통한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식약처는 “‘서울 성명문’을 통해 국가·지역 간 격차의 축소를 비롯해 윤리적 이슈 인식 및 공통 해결방안 모색에 있어 국제협의체를 통한 AI 활용 의료제품 분야의 미래 협력 필요성이 인식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식약처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 주요 국가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의료제품 상호협력 강화를 위한 양자협정·약정을 신규로 체결해 향후 아세안 지역과의 규제 협력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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