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의 자유… 프랑스, 헌법에 못박았다

  • 문화일보
  • 입력 2024-03-05 11:58
  • 업데이트 2024-03-05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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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헌법개정안 가결 인장 4일 가브리엘 아탈(왼쪽 세 번째) 프랑스 총리가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과 함께 베르사유궁전에서 여성의 낙태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제34조)의 의회 가결을 인증하는 인장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EPA AP 연합뉴스



佛 의회, 세계 최초 명시
‘여권 후퇴 방지’에 쐐기


프랑스가 헌법에 ‘낙태의 자유’를 명시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프랑스 상원과 하원은 4일(현지시간) 수도 파리 외곽 베르사유궁전에서 합동회의를 열고 헌법 개정안을 찬성 780표, 반대 72표로 가결 처리했다. 표결에는 양원 전체 의원 925명 가운데 902명이 참석했으며, 개헌에 반대했던 제라르 라셰 상원 의장 등 50명은 기권했다. 헌법 개정안 통과에는 유효표(852표)의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이날 정족수는 의결 정족수인 512명보다 많았다. 개헌에 따라 프랑스 헌법 제34조에는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여성의 낙태할 자유가 헌법에 명문화된 셈이다. 프랑스는 1975년부터 낙태를 허용해와 이번에 실질적으로 바뀌는 조치는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투표 결과 발표 직후 X에 “프랑스의 자부심,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평가하고,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헌법 국새 날인식을 열어 축하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역사상 처음 여성으로서 양원 합동회의를 주재한 야엘 브룬 피베 하원 의장은 X에 “프랑스에서 낙태는 영원히 권리가 될 것”이라며 “이 강력한 행위를 통해 프랑스는 당파적 분열을 넘어 하나가 되고 있다”고 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외교부 장관은 “유럽 헌장에 이 내용이 명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 2022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허용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폐기하면서 낙태를 둘러싼 논란이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해 되돌릴 수 없는 권리로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해왔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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