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간병인·육아 도우미 최저임금 다르게” 제언

  • 문화일보
  • 입력 2024-03-0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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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돌봄 인력난 해법은… 조동철(왼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과 이창용(오른쪽)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컨퍼런스홀에서 ‘노동시장 구조 변화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린 한국은행·KDI 공동 주최 세미나에 참석해 토론 내용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KDI와 공동 ‘노동시장 세미나’

가족간병 규모 2042년 355만명
간병인 쓰면 月 370만원 들어
‘외국인 노동자 차등 적용’ 제안
노동계 거센 논쟁으로 이어질듯


한국은행이 돌봄서비스에 국한되기는 하지만 최저임금 정책의 최대 이슈인 업종별 차등적용 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향후 노동계에 거센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집필자 개인 의견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최저임금 차등 적용 논란에 대해 견해를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한은이 이처럼 간병인과 육아도우미 등 돌봄서비스 인력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노동인력 미스매치 문제로 개별 가정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갈수록 증가하지만, 사회적으로 이슈화가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 개최한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내놓은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BOK이슈노트 2024-6)’ 보고서에 따르면 돌봄서비스에 대한 노동공급(구직자)은 정체됐지만,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면서 인력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돌봄서비스직 구직자 1명당 빈 일자리 수 비율(Tightness)은 1.23에 달한다. 구직자보다 비어 있는 일자리가 더 많다는 의미로, 구인난을 겪고 있는 대표적 업종인 설치·정비·생산직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서 돌봄서비스직의 노동공급 부족 규모도 갈수록 커져, 2022년 19만 명이었던 부족 인력 규모는 오는 2032년에는 38만~71만 명, 2042년에는 61만~155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추산했다. 인력공급이 수요의 30%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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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요양병원 등에서 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가정에 발생하는 비용은 지난해 기준, 월평균 370만 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65세 이상 가구 중위소득(224만 원)의 1.7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육아도우미 비용 역시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하루 최소 10시간 이상의 가사 및 육아도우미가 필요한데, 2023년 기준으로 월 264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30대 가구 중위소득(509만 원)의 절반이 넘는 비용이다. 그에 비해 돌봄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은 타 업종에 비해 매우 낮은 실정이다. 한은이 외국인 노동자 및 최저임금 차등적용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한은은 그러면서도 최저임금 차등 적용 방안의 경우 이해당사자들의 이견이 첨예해 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문제는 노동계의 뜨거운 이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해 6월 제7차 전원회의에서 2024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시행 여부를 두고 투표를 실시해 반대 15표, 찬성 11표로 부결시킨 바 있다.

현행법상 국적에 따른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불가능하지만, 업종별로는 차등 적용이 가능하다. 정부도 오는 6월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돌봄서비스 업종을 둘러싼 최저임금 차등 적용 문제가 향후 노·사·정 협상에서 뜨거운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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