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논란’ TBS 민영화 빨간불… 폐국 위기

  • 문화일보
  • 입력 2024-03-0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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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자 발굴 용역’ 응찰자 없어

상업광고 유치 불가·자산 부실
2차공고 나섰지만 성공 불투명
정태익 대표, 두차례 사직서 제출
6월부터는 서울시 지원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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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어준 씨 등이 장기간 출연하며 ‘정치 편향 방송’ 논란을 자초했던 서울시 출연기관 미디어재단 TBS가 폐국(廢局) 위기로 몰리고 있다. 서울시가 오는 5월 31일 이후 출연기관 지정을 해제한다고 행정안전부에 신청한 가운데 TBS가 자구책 마련의 하나로 시도하고 있는 민영화 가능성도 점점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시와 TBS 등에 따르면 TBS가 발주한 ‘투자자 발굴 용역’이 지난달 27일 무응찰로 유찰됐다. 민영화를 위한 1차 시도가 실패한 것이다. TBS는 이틀 만인 지난달 29일 재공고에 나섰지만 성공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TBS의 경우 현재 상업 광고가 허용되지 않고 있어 입찰자 입장에선 매력도가 떨어지는 매물일 수밖에 없다. 상업 광고 허용은 방송통신위원회 허가 조건으로 TBS가 민영화에 성공한다 해도 당장 상업 광고 유치에 나설 수 없다. 또 부동산 자산도 없어 TBS 매력도는 더 떨어진다. ‘교통방송 지원 중단 조례’가 2022년 12월 2일 공포된 이후에도 민영화에 대한 움직임이 없다가 5월 31일이라는 데드 라인이 정해진 이후 급박하게 매각이 추진되는 점도 TBS 민영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리더십 부재도 악재다.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정태익 대표이사는 혁신에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말과 지난달 14일 두 번에 걸쳐 사직서를 제출했다. 취임 당시 목표로 세운 TBS 혁신에 실패한 데 대해 책임을 진다는 취지로 알려졌다. 시는 지난해 12월 말 사직서를 받았을 때 반려했고 이번 두 번째 사표는 수리 전 비위 사실 조회 절차를 시작했다. 시 관계자는 “첫 번째 사직서는 구두로 의사를 표명해 반려됐고, 두 번째는 정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이라며 “정상 절차를 거치면 사직서 수리까지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 산하 사업소였던 TBS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인 2020년 재정 자립도 증대를 통해 방송 독립을 꾀한다는 명분으로 출연기관으로 독립한 이후 출연금 규모는 매년 줄었지만, 여전히 예산의 70%에 달하는 200억 원 이상의 출연금을 받으면서 재정 자립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시와 TBS 자료에 따르면 TBS의 주수입원인 광고(공익)·협찬 수주 실적이 2020년 약 70억 원, 2021년 약 50억 원, 2022년 약 25억 원대로 떨어지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TBS의 시효가 다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티맵, 카카오맵 등 스마트폰 기반 내비게이션 앱이 대거 나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TBS의 교통정보 서비스 기능은 이제 의미가 없다”며 “박 전 시장 때처럼 정치적으로 악용될 여지가 많기 때문에 아예 폐국 수순으로 가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도 지난해 말 행안부에 TBS의 출연기관 지정 해제 신청을 해 지원 조례 폐지안에서 정한 5월 31일 이후에는 시가 TBS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진다.

시 관계자는 “TBS의 용역 결과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시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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