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암이 재발하니 우울하고 치료도 포기하고 싶어져요[마음상담소]

  • 문화일보
  • 입력 2024-03-06 09:06
  • 업데이트 2024-03-0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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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혈액암을 진단받고 2년간 수술과 항암치료를 통해서 극복한 지 8년 만에 재발했습니다. 처음에 진단받았을 때는 살고자 하는 의지가 많아서인지 두렵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무기력하지는 않았는데,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을 또 겪을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고 잠이 오지 않습니다.

치료 과정도 잘 알고 있고, 완치될 확률이 높은 것은 알지만, 완치돼 봤자 재발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에 마음이 갑갑합니다.

항암치료 할 때 부작용도 떠오르는데 그때보다 나이가 들었는데 잘 견딜 수 있을까 싶어요. 아이들은 성인이 돼서 걱정은 덜 하지만, 병간호를 해주던 아내도 그때보다는 건강하지 않은데 함께 잘 버틸 수 있을지, 또한 처음에 잘 이겨내 놓고 이번에 이렇게 못 견디는 저 자신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A : 겪어봐서 더 힘들겠지만 스스로를 비난하지 말아야

▶▶ 솔루션

반복되는 스트레스를 겪으면 그 사건에 대해 더 잘 견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비슷한 일을 다시 겪으면 ‘역치’가 낮아지므로 불안이나 무기력 등 심리적인 반응은 더 심해집니다.

이해인 수녀의 ‘기다리는 행복’에 보면 좋은 환자가 되기 위한 10계명이 나옵니다. 모든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주변 다른 사람이 아니라 환자인 나 자신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들도 나와 있어,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나를 돌봐준 의료진이나 가족에게 수시로 감사를 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병문안 와서 별로 도움되지 않는 말을 하더라도 의기소침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사에게 질문할 것은 미리 메모해서 짧은 시간에 궁금증을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각종 정보에 흔들리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환자라는 이름으로 가만히 있기보다는 긍정적인 경험을 만드는 기회를 갖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암을 견뎌내는 시간도 내 소중한 삶의 일부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유병장수의 시대라서 건강에 신경 쓰는 계기가 돼 혈관성 질환 등 다른 질환을 예방하는 데 식이습관이나 운동 등에 대해서 노력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우울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도 좋습니다. 수술이나 항암, 방사선 등 암 치료 과정에 지장 없는 약을 처방하는 것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우울증이 있으면 실제로 항암치료의 반응이나 향후 완치율 등이 떨어지게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남이 나에게 뭐라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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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보다도 자기 자신을 야단칠 때가 가장 서럽습니다.

암이 재발한 것도 속상한데, 마음이 약해지는 스스로를 비난하지는 마세요. 모든 과정을 알기 때문에 더 무기력할 수 있다, 당연히 그럴 수도 있다고 스스로를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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