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학장 8명 전원 사직… 거세지는 교수들 집단행동

면허정지 절차 반발 릴레이 사직
의대교수협은 ILO에 제소 검토

증원 가처분 신청 대학도 늘 듯

의대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과 전공의(인턴·레지던트)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반발해 ‘릴레이 사직’, 단체 소송 등 집단행동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의대 교수들마저 환자 진료에서 손을 놓을 경우 비상체제로 버티고 있는 의료 현장이 도미노처럼 붕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7일 가톨릭대 의과대학 학장단은 대학본부의 ‘의대 증원 신청’에 반발해 전원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대학 정연준 학장은 전날 교수들에게 배포한 학장단 명의 입장문에서 “지난해 11월 대학본부가 제시한 ‘100%(93명) 증원’ 대신 현실적으로 가능한 규모를 반영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지난번과 같은 수로 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100% 증원은 주요 의과대학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현 정원의 3배수가 동시에 수업을 받아야 하기에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 학장 등 8명이 낸 사퇴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서울아산·울산대·강릉아산병원 교수들로 구성된 울산의대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교수총회를 열어 집단행동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비대위가 소속 의대 교수 996명을 대상으로 ‘정부 사법조치에 따른 대응 방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강의·진료 겸직 해제 혹은 사직서 제출 등을 진행해야 한다는 응답이 77.5%에 달했다. 이들은 정부를 강제노동금지 협약 위반으로 국제노동기구(ILO)에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법무부 인권국장 출신인 황희석 변호사와 함께 유엔 인권위원회에 정부를 제소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 의료 기관에서도 줄사직과 소송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경상국립대에선 의대 교수 12명 전원이 의대 증원에 항의해 보직 사직원을 냈고 교수 2명은 사직서를 냈다. 전국 33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대표가 정부를 상대로 의대 증원 취소 소송을 낸 사건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추가 소송에 동참하겠다는 교수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6일 오전 11시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1만2225명) 중 계약 포기 및 근무지 이탈 전공의는 총 1만1219명(91.8%)으로 확인됐다.

김규태·노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