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는 말에 사랑 더 깊어져[결혼했습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결혼했습니다 - 이상기(40)·이종은(여·36) 부부

저(종은)와 남편은 이별하는 과정에서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지난 2013년 봄, 남편은 제가 다니던 회사의 협력 업체 직원이었어요. 저희 회사를 방문했을 때 처음 봤어요. 남편은 그때도 참 선했어요. 여자친구가 없다는 정보를 알고 남편에게 “같이 커피 한잔하자”며 사실상 구애했죠.

처음 단둘이 같이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눴는데 참 잘 통했어요. 다행히 남편도 그날 제가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워 보였대요. 첫 만남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남편에게 “몇 번 더 만나보고 싶어요”라고 제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죠. 남편이 “제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라고 묻더라고요. “그 정도는 아니고, 일단 만나보고 아니면 그만둘 건데요”라고 받아쳤던 기억이 나네요. 이후 몇 번의 만남을 거쳐 달리는 택시 안에서, 저희는 연인이 되기로 했어요.

연애를 시작하고 3개월 뒤, 저는 석사 과정을 위해 파리로 유학을 떠났어요. 그때는 장거리 연애가 얼마나 힘든지 몰랐죠. 막상 파리에 가자 시차 때문에 연락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러다 남편이 일주일 동안 연락이 안 되더라고요. 남편이 이별 과정으로 그간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는 촉이 왔죠.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한국에 도착하니 헤어지자는 내용의 남편 메일이 도착해 있었어요. 바로 남편에게 전화했죠. “나 한국 왔어”라는 저의 첫마디에 남편은 놀라고 황당해했어요.

그날 저희는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서로 껴안고 울며 극적인 재회를 했어요. 남편은 프랑스에 있는 줄 알았던 제가 앞에 ‘짠’ 하고 나타난 순간 정말 크게 감동했대요. 또 이 사람과 결혼해야겠다고 결심했대요.

2017년 6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남편과 결혼하고 고마웠던 순간이 참 많아요. 특히 임신, 출산했을 때 남편의 자상함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저희 남편은 늘 저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예쁜 사람이에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