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등 파견현장 갈등에… 정부 “업무범위 법적 보호”

4주째인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의료 현장에 파견된 공중보건의와 군의관의 업무 범위를 놓고 현장에서 갈등이 발생하자 정부는 15일 이들에 대한 근무 관리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파견 병원과 긴밀히 협력해 (공보의·군의관들이) 충분한 의학적 지도와 법률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진료 중에 발생하는 법률적인 문제는 파견기관이 소속 의사와 동일하게 보호한다”고 밝혔다. 지난 11일부터 대형병원에 파견된 158명의 공보의와 군의관의 상당수가 업무 범위를 놓고 혼선을 빚은 데 따른 조치다. 정부는 오는 25일까지 공보의·군의관 250여 명을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

실제 병원 현장에서는 공보의 업무 범위뿐만 아니라 근무 시간을 놓고도 병원 측과 공보의들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의 ‘빅5 병원’ 중 한 곳은 복지부의 지침대로 ‘주 80시간 내 3교대 근무’ 스케줄을 공보의들에게 제시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공보의가 ‘9시 출근 6시 퇴근’을 요구하고 주말·야간 진료를 거부하면서 현장 투입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공보의 인력이 가장 필요한 곳은 주말·야간 진료인데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지역의 A 대학병원은 한 공보의가 “주말 당직이 없다는 것을 명문화해 달라, 아니면 원래 있던 보건소로 원대 복귀하겠다”고 항의하면서 병원 측은 공보의 근무 시간을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로 조정하기도 했다.

다른 병원에서는 보통 인턴이 맡는 진료조차 ‘부담스럽다’며 거절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 공보의들이 지난 13일 의사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차출 군의관 공보의 행동 지침’에 따라 태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공보의는 “태업 형태로라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으면 동료들에게 적으로 몰릴까 두려운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김린아·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