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가 어느새 반려자로[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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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김우근(36)·이하나(여·35) 부부

저(하나)는 여섯 살 때 만난 한 살 많은 옆집 오빠와 결혼했습니다. 복도식 아파트로 이사한 후 바로 옆집에 살던 일곱 살 오빠와 친해졌어요. 저뿐 아니라 양가 어머님과 동생 모두 친하게 지냈어요. 너무 어릴 때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양가 부모님들이 말씀하시길 어릴 때 저랑 남편은 같이 놀다가 지쳐 잠들었다가 다시 깨 도란도란 노는 모습이 마치 오래된 부부 같았대요.

남편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저를 좋아한다고 쫓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어릴 적부터 가깝게 지냈던 오빠가 저를 좋아한다고 하니 당황스러운 마음이 컸어요. 학창시절 하루는 남편이 제 생일에 용돈을 모아 브랜드 머리띠를 선물로 준비하고, 교문 앞으로 나오라고 했어요. 그 당시 저는 남편을 도망 다니기 바빴죠. 엄마한테 이르기도 했어요. 하하. 그러다 대학 진학과 취업 문제로 바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어요. 좋은 오빠 동생으로 서로를 기억하고 있었죠.

사실 남편을 다시 만나게 된 건 엄마의 도발(?) 때문이에요. 엄마가 찜질방에서 “남편감으로 우근이 진짜 괜찮은데…”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왜 그걸 나한테 말해?”라고 묻고, “어떻게! 한번 꼬셔 봐?”라고 장난으로 맞받아쳤어요. 엄마는 “네가? (그게 가능할 줄 알아?)”라면서 웃더라고요.

그 일이 있고 남편에게 연락해봤어요. 다시 만난 남편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어요. 그 사이 몸도 가꿔서 ‘근육맨’이 됐죠. 예전과 달라진 모습에 저도 모르게 반했고, 저희는 그날 서로의 마음이 통해 바로 연애를 시작했어요.

연애 기간 2년이 채 안 된 지난 2021년 3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그동안 이런 사람한테 왜 튕겼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남편은 좋은 사람이었어요. 결혼해서 제가 갑자기 수술을 받게 됐는데, 남편이 제 병간호를 도맡기도 했어요. 출근할 때 아쉬워하고 퇴근할 때 신나서 달려오는 남편을 보면, 뭐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