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구글코리아와 인터뷰에서 2016년 진행된 인공지능 알파고와 대국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구글코리아 블로그 캡처
"다시 태어나면 바둑은 취미로…AI 기술 연구하는 사람 되고파"
2016년 3월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기의 대국’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던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당시 대국에 대해 "사실 잘 모르기도 했고, 당연히 제가 이길 거라고 봤다"면서 "AI가 은퇴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다시 태어나면 바둑은 취미로 즐기고 AI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구글코리아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진행하고 19일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이 9단은 8년 전 알파고와의 대국을 복기하며 "‘구글에서 이런 AI도 만드는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대국을 좀 쉽게 생각한 부분도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근데 막상 보니 승부 호흡도 없고 고민하지 않고 바로 수를 두는 모습을 보니 벽에다 테니스공을 치는 느낌이었다"며 "제가 너무 안일하게 준비를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2016년 바둑 인간 최고수로서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AI 프로그램 알파고와 대국을 펼친 바 있다. 당시 바둑은 다양하고 복잡한 게임으로 AI가 정복하기 어려운 분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 5회는 이 9단이 1승에 그쳤고 4승을 거둔 알파고의 우세로 끝났다.
2019년 은퇴를 선언한 이 9단은 "AI가 은퇴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면서 "은퇴 이후 생성형 AI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앞으로는 AI 기술이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 방향으로 발전이 없다면 인류는 굉장히 암울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며 "AI 기술은 그 정도로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9단은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는 AI가 너무 필요하기 때문에 속도를 조절하고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도 "AI를 벌써 두려워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9단은 "예전에는 ‘다시 태어나도 바둑 프로기사를 꼭 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얘기했지만 알파고가 나온 뒤로는 생각이 달라졌다"면서 "AI가 나온 이후로는 (바둑이) 마치 답안지를 보고 정답을 맞히는 것 같아서 예술성이 퇴색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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