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동 상인들 “취객들 싸움 잦은데 경찰이 순찰 도니 안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시민 걱정 없게…치안 빈틈 메운다” 19일 오후 6시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구로경찰서, 자율방범대 등으로 구성된 ‘합동순찰대’가 유흥가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경찰청 기동순찰대 출범 한달

유흥가 등 우범지대 집중 투입
3주간 지명수배자 1349명 검거
7020건 단속·358건 형사처리

지난 15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일대를 순찰하던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기동순찰대원들은 PC방처럼 꾸며진 불법 도박장에 조심스레 접근했다. 팀원 중 한 명이 사복으로 갈아입고 업장에 들어가자 수십 대의 PC를 통한 불법 도박 현장이 펼쳐졌다. 즉각 팀원 8명 전원이 현장에 들이닥쳐 20대 업주를 체포하고 도박에 쓰인 PC와 현금을 압수했다. 같은 달 12일엔 인천 미추홀구에서 도보로 순찰하던 인천경찰청 기동순찰대원이 도난 의심 차량을 발견해 잠복 수사를 벌인 끝에 캄보디아 국적의 특수절도 혐의 피의자 2명을 현행범으로 붙잡기도 했다.

올해부터 서울경찰청을 포함해 전국 18개 시·도 경찰청에서 발족한 기동순찰대가 지난달 26일 업무를 시작한 지 3주여 만에 국내 지명수배자 1349명을 검거한 것으로 20일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기동순찰대는 이달 18일까지 약 3주 동안 주취 소란 등 기초질서 위반으로 7020건을 단속했고 피의자 검거 등 형사 사건도 358건을 처리했다. 기동순찰대는 지난해 7∼8월 서울 신림동과 분당 서현역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지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흉악범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시·도청 직속으로 편성한 ‘특수 조직’이다.

경찰 내부에선 출범 전까지 지구대·파출소의 순찰 업무와 중복돼 효율적 인력 운용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업무 투입 한 달 만에 일선 경찰서에서 놓치고 있던 ‘치안 빈틈’을 메워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매달 전략회의를 통해 범죄 유형별로, 지역별로 인력을 어디에 집중할 건지 판단해 투입한다”며 “도보 순찰을 통해 더 촘촘하게 범죄 예방을 한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에선 유흥가가 밀접한 우범지대를 중심으로 기동순찰대가 집중 투입되고 있다. 전날 오후 7시 서울 구로구 가리봉시장에서 서울청 기동순찰대와 자율방범대 등은 첫 외부기관과의 합동순찰을 진행했다. 총 63명의 순찰 인원이 20m에 걸쳐 줄지어 순찰을 시작하자 주변 상인과 시민들의 눈길이 쏠렸다. 가리봉시장에서 포차집을 운영하는 상인 A 씨는 “이 거리는 주취자들 시비와 싸움이 잦은 편인데 많은 인원이 순찰을 도니 안심이 된다”고 했다. 박재석 구로서장은 “신고 출동에 얽매이지 않는 기동성 있는 제복 경찰관들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먼저 발굴해 조치하고 있다”며 “시민 불안 요인이 있는 곳곳에 가용 경력을 총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태·노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