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권도형, 한국서 재판 받는다… 이르면 23일 송환

몬테네그로 법원, 한국 인도 확정
외신 “미국 높은 형량 피한 권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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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루나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사진) 테라폼랩스 대표가 한국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됐다. 권 씨는 이르면 오는 23일 한국 땅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권 씨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한국 송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항소법원 재판부는 “원심(고등법원)은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미국보다 순서상 먼저 도착한 점을 근거로 권도형을 한국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동일인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여러 국가가 요청한 경우에 적용되는 형사사법공조에 관한 법률 제26조 등을 올바르게 적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권 씨 측 몬테네그로 현지 변호인인 고란 로디치는 “더 이상의 항소는 없다”며 “법치주의를 존중한다는 것을 증명한 항소법원의 결정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항소법원이 구체적인 인도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권 씨는 이르면 23∼24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위조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고 몬테네그로에서 복역 중인 권 씨의 형기가 23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번 권 씨의 한국 송환에 대해 블룸버그는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가 미국보다 약한 한국으로 인도되길 바랐던 권 씨와 그의 변호인단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경제 사범에 대한 최고 형량이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혐의에 대한 형량을 합산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권 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더라도 한국 정부가 미국과 협상을 통해 미국에서 먼저 재판받도록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