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중·러 위협 대비 미군 2만8500명 계속 주둔”

美의회 출석… “중·러,미군 의식
김정은, 최우선순위는 정권생존”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며 국제질서를 위협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2만8500명에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주한미군 축소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 주한미군 최고책임자인 러캐머라 사령관이 북한뿐 아니라 중국·러시아 견제를 위해서도 현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준비태세를 지속해 구축해야 한다”며 “한반도 안팎에서 실시하는 양자·3자·다자훈련을 포함해 주한미군 2만8500명에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러는 2만8500명 이상 미군 병력으로 구성된 최고 연합군이 한국에 전진 배치된 점을 의식하고 있다”며 “지리적 현실, 강력한 경제 이해관계가 결합했기 때문에 한국은 동북아 안보의 핵심축이자 반드시 지켜야 할 조약동맹국”이라고 밝혔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또 “북·러 관계는 북한이 제재를 피하고, 무기프로그램을 불법 개발하고, 미사일 기술을 발전시키는 한편 사이버범죄로 경제를 유지하고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위협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의 최우선순위는 정권 생존 가능성이며 이를 위해 대량파괴무기(WMD)를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해킹·사이버 공격 등 악의적 사이버 활동으로 전체 외화수입의 50%를 조달하고 이 자금으로 핵·미사일 개발 재원 40%를 충당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 사이버 업체는 북한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이버 도둑’으로 묘사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해외파견 노동자를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했다. 보고서는 노동자 10만 명이 40여 개국에서 정보기술(IT) 분야를 비롯해 식당종업원이나 건설·의료·의류 분야에 종사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IT 분야 노동자는 연간 약 2억5000만~6억 달러, IT 이외 분야 노동자는 약 5억 달러 수입을 가져오는 것으로 추정됐다.

러시아 선박들이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두나이항을 오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 등 북·러 간 무기거래 의심사례들도 이번 보고서에 대거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GLS 600 차량 수입 등도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