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즉각 휴전’ 결의안… 블링컨, 중동서 이스라엘 압박

아랍국 만나 “휴전 의견일치”
네타냐후 총리도 면담 예정

美 안보리 결의안 표결 앞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가자지구 전쟁의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미국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에 급파해 역내 주요국들과 휴전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하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이스라엘에 대한 ‘최후통첩’으로 풀이되는 미국의 휴전 결의안은 제출 다음 날인 22일 표결에 부쳐진다.

전쟁 발발 이후 여섯 번째로 중동을 찾은 블링컨 장관은 21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포함해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외교장관 등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아랍 동맹국 사이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히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라파 지상전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이곳에서 대규모 작전을 펴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22일에는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전시내각 고위 지도부와 만난다.

유럽연합(EU)도 21일 이스라엘을 향해 한층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EU 27개국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 첫날 공동성명을 내고 지속 가능한 휴전을 위한 즉각적인 인도적 교전 중단을 촉구했다. 전쟁 발발 이후 EU가 낸 공동성명에 ‘휴전’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이날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휴전 결의안은 22일 표결될 예정이다. 해당 결의안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인질 교환과 6주 휴전을 골자로 하는데, 그간 안보리에 제출된 휴전 촉구 결의안에 비토(거부권)를 행사하며 세 번 무산시키고 기권표도 두 번 던지며 이스라엘 편에 서온 미국이 제출한 결의안이라는 점에서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최후통첩’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는 조 바이든 행정부 대신 공화당과 밀착하며 미국 정치권 공략에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0일 온라인상으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 데 이어,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초청을 받아 미 의회 연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이스라엘 해외정보기관인 모사드의 다비드 바르니아 국장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위해 카타르 도하를 재방문한다. 바르니아 국장은 22일 도하에 도착해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만날 예정이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