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이마트도 ‘희망 퇴직’… 유통법 개정 표류에 ‘감원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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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휴업 의무·새벽배송 금지
작년 이마트 직원 1100명 줄어
롯데쇼핑도 1만명대로 떨어져

‘대못 규제’ 등 여파로 실적악화의 늪을 헤매온 대형마트 업계에 ‘감원 태풍’이 불고 있다. 국내 1위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계열사 대상 희망퇴직을 공고하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알리는 신호탄이 솟아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야당이 새벽 및 휴일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반대하는 사이 성장이 정체된 주요 대형마트는 쿠팡, 중국 쇼핑 플랫폼 등의 도전에 고전하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들은 온라인 사업에서의 경쟁력 확보 실패와 함께 10년 넘게 지속된 영업규제에 발이 묶여 매년 대규모 인력 감축과 점포 정리 등을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대형마트가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과거 프레임과 규제에 여전히 갇힌 상황이어서 산업 성장을 원활히 이끌 수 없다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쿠팡이 새벽배송을 기반으로 급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형마트들은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인해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배송을 하지 못하는 규제에 묶여 있다. 정부·여당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의지를 보였음에도, 21대 국회에서 야당 반대에 가로막혀 법 개정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온라인 사업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2021년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3조4000억 원에 인수하며 온라인 사업에 나섰지만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롯데도 2020년 자체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시켰지만, 지난해 85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물가·고금리 기조 유지에 따른 내수 침체가 예상돼 영업환경은 더욱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대형마트를 필두로 한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의 직원 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직원 수는 2만2744명으로 전년 대비 11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 직원 수도 2만723명에서 1만9676명으로 줄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만 명대로 떨어졌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