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위 빗썸, 농협은행 재계약… 고객 다변화-점유율 확대 ‘난항’

국민銀 실명계좌 제휴 불발
업비트 독주 체제 굳어질듯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이 실명계좌 제휴은행으로 기존 NH농협은행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애초 빗썸은 KB국민은행과 계약을 시도했으나 끝내 불발됐다. 실명계좌 제휴은행 변경을 시도했던 업계 2위 빗썸의 점유율 확대 시도가 무산되면서 업비트 독주 체제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과 빗썸은 지난 22일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는 지난 2018년 처음으로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맺었으며, 이후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실사·위험성 평가를 거친 뒤 재계약을 해왔다. 농협은행과 빗썸 측은 금융당국과 6개월 수준에서 계약 기간을 정하기로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화폐거래소는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아야만 원화 마켓을 운영할 수 있다. 빗썸은 최근 고객층 확대를 위해 국민은행과의 계약을 추진해 왔지만 결국 실패했다. 오는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과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갱신 신고를 앞둔 시점이어서 정책 불확실성이 걸림돌이 됐다는 후문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실명계좌 관리를 위한 자금세탁방지(AML) 체계가 따로 필요해 은행도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빗썸은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빗썸의 실명계좌 수는 약 146만 좌로, 점유율은 21% 수준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당국이 사실상 복수 은행 실명계좌 제휴를 금지해 업비트 독주 체제가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국에서는 여전히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이 때문에 투자자 유입을 제한하는 ‘1은행-1거래소 체제’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