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엄지 척 이재명(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충북 충주시 무학시장을 방문해 한 시장 상인의 손을 들어 올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 ‘양극화 정쟁’ 난무하는 선거판
중도층 다가가는 메시지보다
극단적 발언으로 지지층 결집
정책·인물 경쟁은 뒷전 밀려
“갈등·증오의 정치 종식해야”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해외 거주 유권자들의 투표(재외 투표)가 27일부터 시작되며 국회의원 총선거의 막이 올랐지만 ‘양극화된 정치’가 선거판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주의 축제의 장이 지지층 결집을 위한 극단적인 공방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여야 모두 중도층에 다가가는 메시지보다는 최대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극단적인 주장과 발언을 내놓고 있다”며 “중도층과 무당층의 정치 혐오가 더 심해져서 투표율이 낮아질까 걱정될 지경”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에서는 윤석열 정권을 겨냥한 ‘탄핵’을 스스럼없이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차라리 대통령이 없으면 낫지 않나”라고 발언하는가 하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3년(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은 너무 길다’는 구호를 수차례 외쳤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여권에 대한 비판에 대해 민주당이나 이 대표를 소환해 ‘상대적 우위’를 내세우는 화법과 관련, 비판이 나온다.
정권심판론과 이에 맞선 ‘운동권 청산론’ 혹은 문재인 정부나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이 선거 담론의 주를 이루다 보니 자연스레 정책 경쟁이나 인물 경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야 모두 누구의 정책이 더 나은지, 실현 가능성이 있고 효과가 있는지 경쟁이 이뤄지지 않으니 자연스레 유권자의 눈에서 멀어져 버린다”며 “정책 경쟁이 되지 않으니 다시 지지층 결집을 위한 강경 발언과 상대를 ‘악마화’하는 공방만 남는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양당의 극단적인 정치에 반기를 들고 나온 제3지대 정당들의 움직임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오히려 ‘윤석열 정부 심판’ ‘탄핵’ 등 더 극단적인 주장을 내세우는 조국혁신당이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과 대비된다.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에 입당한 오영환 의원은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존 정치를 비판하며 “갈등과 증오의 정치로 국민께 실망만 가득한 선거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했고,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극단적 갈등 속에 모든 법안이 쟁점화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두 당 모두 낮은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 전직 의원은 “정치의 형해화(形骸化·내용은 없고 뼈대만 있는 것)가 그대로 선거의 형해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