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70% “청탁금지법 식대 한도 올려야”

■ 외식산업연구원, 134곳 설문조사

83% “연말에도 저녁손님 줄어”
“물가는 올랐는데 9년째 3만원
적정 상한액 8만3936원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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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식업체 10곳 중 8곳 이상이 최근 외식 소비심리 위축으로 저녁 식사 이용객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응답 업체의 70% 이상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에 따라 9년째 3만 원으로 제한된 음식값 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외식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전국 외식업체 134곳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식비 한도 및 경영 실태 등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27일 밝혔다. 특히 저녁 식사 이용객 증감에 대한 물음에 조사 당시 연말 특수 시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응답 업체의 83.6%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답했다. ‘변화 없음’은 9.7%였고, ‘증가했다’는 답변은 6.7%에 그쳤다.

단체회식 이용객 증감에 대한 질문에는 ‘감소했다’는 답변이 86.6%에 달했다. 단체회식 방문당 이용객 수는 4.9명으로, 약 두 테이블 미만이라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 외 응답 업체의 76.9%는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48.5%는 ‘객단가가 줄었다’고 했다.

현행 청탁금지법 관련 식비가 적정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절반이 넘는 71.6%의 응답 업체가 ‘부적정하다’고 답했다. 외식업체들이 생각하는 청탁금지법 식비 적정 상한액은 평균 8만3936원으로 조사됐다. 현행 3만 원에서 다소 높은 상승 폭으로 보이지만, 그간 상향돼온 농축산물(화훼 포함) 한도 15만 원의 56% 수준이며, 명절 한도 기준인 30만 원의 28% 수준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외식업은 식재료비 상승, 최저임금 인상, 에너지 비용 증가 등 삼중고에 더해 경기 침체와 인력난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청탁금지법이 사회를 청렴하게 만들고 부정부패를 방지한다는 취지는 공감을 받고 있지만, 시장 상황과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소비 위축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공무원 수가 110만 명에 달하는 만큼, 식비 한도 상향 시 소비심리 진작을 기대할 수 있다”며 “청탁금지법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와 규제 완화 정책을 통해 외식업주의 숨통을 틔워주고 민생경제와 내수경제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