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 또 통일교 스캔들 사진 나오며 ‘거짓 해명’ 논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19년 10월 4일, 당시 기시다 후미오(왼쪽) 자민당 정조 회장이 UPF 인터내셔널의 마이클 젠킨스 회장과 명함 교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 기시다 총리 앞 책상에는 리스트로 보이는 서류가 놓여 있었다.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 의장 제공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일본 총리가 자민당 정조회장이었던 2019년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 의장과 면담했을 때, 세계 평화 통일 가정 연합(구 통일교) 관계자가 6명이 동석했던 게 확인됐다.

28일 아사히(朝日) 신문에 따르면 당시 면회자는 8명으로, 그 중 6명이 통일교 우호 단체 관계자였다. 통일교 관계자는 아사히 측 취재에 해당 사실이 맞자고 증언했고, 당시 촬영된 사진에도 참가자의 리스트로 보이는 서류가 찍혀 있었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정조 회장이었던 2019년 10월 4일, 당 본부에서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과 면담했다. 그 자리에 통일교인 우호 단체 ‘천주 평화 연합(UPF) 재팬’의 카지쿠리 마사요시(梶栗正義) 의장이나 미국의 교단의 전 회장이었던 UPF 인터내셔널의 마이클 젠킨스 회장도 동석해, 기시다 전 총리와 대화를 나눴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면담에 대해 "UPF 재팬이 섭외해서 응했다"고 답하고 있다. UPF 재팬은 교단의 창시자인 문선명 씨와 한학자 총재 부부가 창설한 단체다.

기시다 총리는 지금까지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의 면담이라고 하는 인식이었다’ ‘수 많은 동행자들에 대해 알고 있지 않다’고 반복해 통일교 우호 단체 대표가 동석하고 있었다고 하는 인식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자민당 당사 등에 면회 기록이나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사히가 깅리치 전 하원의장에게 제공 받은 면회 사진의 해상도를 높여 조사했을 때 기시다 총리의 책상 위에 ‘리스트’라고 쓰여진 종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아사히 측에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이는 해당 면담의 참가자 리스트로, 누가 참가했는지는 분명했다"라고 취재에 문서로 답했다. 기시다 총리가 당초 해명과는 달리, 통일교 관계자들이 동석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당 리스트에 적혀 있던 것은 8명이다. 해당 리스트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그 관계자 2명을 제외한 6명은 교단 우호 단체에 소속돼 UPF나 다른 우호 단체인 ‘세계 평화 연합’ 간부들의 이름이 기재돼 있었다. 기시다 총리는 지금까지 "(교단의 우호 단체 대표와) 명함을 교환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지만, 당시 사진에는 기시다 총리가 면회자와 명함을 주고받는 모습이나, 기시다 총리 주변에 놓인 명함도 찍혀 있었다. 기시다 총리 측 지역구 사무소는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의 면담이라는 인식이었다"며 "종전 설명과 다른 입장은 없다"고 문서로 대답했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