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낮추다 총보수 0.01%까지… ETF 운용사 제 살 깎아먹기 경쟁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3 11:47
프린트
국내 ETF 순자산 총액 140兆
시장 커졌지만 수익성은 악화
이달부터 유사상품 상장 제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최근 2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사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수수료 낮추기 등 부작용으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은 악화했지만, 향후 기관 자금 확대를 노리고 업계는 계속 성장 중이다.

3일 코스콤 체크 엑스퍼트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140조1009억 원으로, 올해 1월 2일(121조3743억 원)보다 약 18조 원 늘었다. 지난해 초(78조6832억 원)와 비교하면 78.5%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에는 운용사들이 글로벌 고금리 기조에 발맞춰 ‘금리형’ ‘채권형’ 상품을 대거 출시하면서 개인 및 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주면서 언제든 사고팔 수 있는 환금성까지 갖추고 있어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6월 출시한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상품의 경우, 출시한 지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자산 총액이 7조 원에 이른다.

ETF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운용사 간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1일부터 독창성 있는 ETF 보호를 위해 유사상품 상장을 6개월간 제한하는 ‘신상품 보호 제도’를 도입했다. 중소형사가 먼저 출시한 상품을 곧바로 대형사가 뒤따라 내놓고, 과실만 취하는 ‘ETF 베끼기’가 횡행하자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상품 구성과 비중에 큰 차별성이 없는 ETF가 다수 상장되면서 ‘제 살 깎아 먹기’식 수수료 인하 경쟁도 나타나고 있다. 후발주자로 유사상품을 출시한 회사가 수수료를 낮추면서 운용사가 가져가는 총보수가 0.01%까지 내려간 상품도 있다. 이 때문에 ETF 시장은 성장 중이지만,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지난해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수익은 3조91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 2021년 대비 12.0%나 감소했다.

운용역부터 CEO급까지 인력 유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올해 초 영입한 김찬영 본부장은 삼성자산운용 출신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거친 이력을 갖고 있다. DS자산운용은 키움투자자산운용을 6년간 이끌었던 김성훈 대표를 새 CEO로 선임했고, 우리자산운용은 멀티에셋자산운용의 최승재 대표를 영입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김지현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