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부터 청춘을 다바쳐 사랑[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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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하대오(31)·손차영(여·31) 부부

저(차영)와 남편은 첫 만남 전 목소리부터 먼저 들었어요. 저희는 스무 살 때 소개팅 주선을 받으며 알게 됐어요. 남편이 소개팅 전 대뜸 제게 먼저 전화했어요. 대개 소개팅 전 메시지를 보내잖아요. 당시 남편은 목소리 하나만큼은 자신 있어, 매력을 어필하려 전화를 걸었던 거였어요. 저는 남편의 그런 자신감부터 마음에 들었죠.

2013년 2월, 남편을 처음 만났고 같은 달 연애를 시작했어요. 남편의 이상형은 ‘예쁜 모범생’이었고, 저의 이상형은 ‘의지할 수 있고, 웃게 해주는 사람’이었는데 그런 점에서 서로 잘 맞았어요. 그리고 연애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 사람과 결혼하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만 당시 스무 살에 불과한 나이였기 때문에 그 얘기를 남편에게 가볍게 꺼내고 싶지 않았어요. 또 순간의 느낌으로 확실하게 판단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을 소개했죠.

저의 부모님과 만난 이후, 남편도 생각이 깊어졌어요. 좋은 부모님 밑에서 행복하게 자란 저를 보고, 더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또 훗날 부부가 되고 부모가 됐을 때 저와 함께라면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대요. 부모님을 만난 이후 저희는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상대적으로 또래 친구들보다 진지하게 만남을 이어갈 수 있게 됐던 것 같아요.

남편의 군 복무는 서로 온전히 의지하고 믿게 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저는 남편이 훈련소에 들어간 이후 저의 일상을 편지로 공유해줬어요. 남편은 군 복무 중 밤에 모포를 뒤집어쓰고 시계 불빛에 의지해 제게 편지를 써주기도 했어요.

지난 2021년 10월 저희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또 저희는 한 아이의 부모가 됐어요. 청춘을 다 받쳐 사랑한 남편, 다시 태어난다 해도 남편을 만나 똑같이 사랑할 거예요. 지금도 퇴근하고 집에 올 남편을 생각하면 설레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