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사 고 차말줄 일병 73년만에 가족품에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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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지키기 위해 33세 늦은 나이에 아내와 어린 남매를 남겨두고 자원입대한 6·25전쟁 국군 전사자가 지난달 18일 신원이 확인돼 사후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17일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단장 이근원)은 2004년 강원 횡성군 청일면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를 6·25전쟁 당시 ‘횡성-포동리 부근 전투’에서 전사한 차말줄(사진)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유단은 “고인은 1970년 훈련 중 한 병사가 수류탄 투척을 위해 안전핀을 뽑다 실수로 놓치자 몸으로 수류탄을 덮어 부하들을 구한 뒤 자신은 복부파열상으로 순직한 고 차성도 중위의 삼촌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20년 전 발굴된 고인의 신원은 매우 어렵게 확인됐다. 지역 주민들 증언을 토대로 2004년 9월쯤 전문 발굴병력을 투입해 고인의 유해를 발견했으며, 2010년 9월 고인의 아들 차성일 씨를 찾아 유전자 검사를 했지만 가족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더 정확한 최신 기술로 다시 분석해 올 3월 부자 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고인은 국군 제5사단 소속으로, 여러 전투를 거친 후 1951년 2월 ‘횡성-포동리 부근 전투’ 참전 중 전사했다. 1950년 9월 16일, 국가를 지키기 위해 아내와 어린 자녀들을 남기고 자원입대한 고인은 ‘영남지구공비토벌’에 참전했고, ‘가평, 청평, 춘천지구 경비’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1951년 2월 중공군 제4차 공세에 맞서 ‘횡성-포동리 부근 전투’에 참전 중이던 2월 8일 34세의 나이에 장렬히 전사했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 요청에 따라 17일 울산광역시 보훈회관에서 열렸다. 아들 차성일 씨는 “소식을 들은 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아버지를 찾아준 소식을 듣고, 가슴이 벅차오르며 눈물이 났다. 노력해주신 국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