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자원부국 앙골라와 정상회담… 조선·에너지 자원 MOU

아프리카 공들이는 미·중 사이
한국, 양자관계 형성에 힘 쏟아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주앙 로렌수 앙골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조선·에너지 산업과 보건·치안 등 실질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는 미·중 양국의 패권 경쟁 상황에서 한국도 자원 부국 앙골라와의 양자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로렌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설립, 양국의 투자·수출 진흥 기관 간 협력 등을 위한 MOU가 체결됐다. 한국 기업이 앙골라에서 조선업 등 신규 수주 기반을 확대하고 특히 TIPF 등을 통한 에너지 자원 개발을 위한 협력 플랫폼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2대 산유국 앙골라는 원유뿐 아니라 니켈·리튬·코발트·다이아몬드 등 광물 매장량을 갖췄다. 한때 세계 3대 커피 생산국으로 생산 면적이 60만㏊(헥타르)에 달했지만 수십 년간 지속된 내전 여파로 지금은 5만㏊에 불과하다.

로렌수 대통령의 한국 방문은 2017년 취임 이후 처음이고 앙골라 대통령의 방한은 23년 만이다. 로렌수 대통령은 자국 경제의 원유 의존도를 줄이는 다변화를 위해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경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에서 몸값을 높이고자 지난달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을 ‘전면적 전략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도 했다. 미국도 앙골라에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아프리카에서 중국 영향력을 견제하는 목적에서 앙골라와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윤 대통령과 로렌수 대통령은 보건·외교 아카데미·경찰 교류 분야의 MOU에도 서명했다. 한국 보건복지부가 보건 정책과 의료인력 훈련을 돕고, 경찰청 등은 사이버 범죄 대응·치안 훈련 등에 공조하는 것이 골자다. 또 외교부 국립외교원과 앙골라 외교부 외교아카데미 간 교류 확대로 한·앙골라 양자 관계 강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오는 6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여건 조성도 논의됐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