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전북 군산 신관교회 교인들이 희생된 군산대 공대 뒤 ‘신관리 토굴’. 진실화해위 제공
한국전쟁을 전후로 기독교(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종교인 약 1700명이 인민군, 지방 좌익 등에 의해 학살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적대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 사건’ 중 전북 지역 기독교인 희생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을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단체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직권 조사를 진행해 종교인 희생자 약 1700명의 명단을 파악하고, 이중 첫 번째로 전북 지역에서 희생된 기독교인 104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1950년 7~11월 전북 군산·김제·정읍 등 8개 지역의 24개 교회에서 교인 104명이 살해된 사실이 확인됐다. 희생자 중에는 ‘대한민국 1호 변호사’인 홍재기 변호사와 윤석구 체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신) 초대 장관, 백형남 제헌 국회의원 등 지역 내 주요 인사도 포함됐다. 진실화해위는 기독교인들이 해방 후 우익단체에서 활동하거나 대거 월남했다는 이유로 좌익에 비협조적 세력으로 규정됐고, 기독교가 미국 선교사와 밀접한 관계에 있어 ‘친미세력’으로 여겨져 희생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정읍에서는 좌익 무장세력인 빨치산이 교회와 교인의 집을 불태우고 불길에서 빠져나오는 사람은 찔러 아이부터 노인까지 20여 명을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진실화해위는 북한 정권에 사과를 촉구하고 국가에 피해자에 대한 추모 사업 지원 등 후속 조치와 평화·인권 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번 진실규명을 시작으로 종교·지역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종교인 학살 사건의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조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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