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갖고 온 ‘울산동백’이 울산게 아니라고?

  • 문화일보
  • 입력 2024-04-20 07:24
  • 업데이트 2024-04-2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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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울산차인연합회 회원들이 울산시청 정원에 심어진 ‘울산동백’ 앞에서 헌다제를 지내고 있다. 울산시청 제공



일본 지장원 동백, ‘임란 때 울산서 반출’설에 ‘울산동백’으로 불려
울산 문화계 인사, 30여년전 묘목 갖고 와 울산시청 정원에 심고 가꿔
울산시, 고증 연구 결과 “울산반출설, 역사·학문적 근거없어” 결론


울산=곽시열 기자

일본의 한 사찰에 있는 동백이 임진왜란 때 울산에서 일본으로 반출됐다는 기원설이 명확한 역사적 사료와 학문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울산시는 기원설에 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울산 동백’의 정확한 역사적 배경 등을 연구 검토한 이 같은 내용의 울산역사연구소 고증 결과를 발표했다.

울산 지역사회에 널리 퍼진 울산동백의 기원설은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진왜란 때 울산 왜성을 축조하고 주둔했던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울산 동백의 아름다움에 반해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게 진상했고, 히데요시는 이 동백을 일본 교토(京都)의 사찰 지장원(地藏院)에 기증했다는 게 요지다.

지장원의 이 동백은 일본에서 ‘오색팔중산춘(五色八重散椿)’으로 불리고 있다. 여러 가지의 색이 여러 겹의 꽃잎으로 피어나 한 잎씩 떨어지는 동백이라는 의미의 일본식 한자 이름이다. 이 동백 때문에 지장원은 춘사(椿寺)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이후 이 설에 따라 1992년 울산 문화계 인사 등은 지장원에서 동백 묘목 한 그루를 가져와 울산시청 정원에 심었다. 이를 이른바 울산 동백이라 불렀고, 울산의 한 다도 모임에서는 꽃이 피는 봄마다 이 동백 앞에서 헌다제까지 지내왔다.

울산 중구는 이 같은 의미를 담아 2017년 구화를 울산동백으로 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기원설을 두고 지역 사회에서는 정황 설명에 무리가 많아 지장원에서 전해지는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이에 울산시는 정확한 확인을 위해 지난해 4월 울산역사연구소에 고증을 의뢰했다.

1년여 동안 조사를 벌인 울산역사연구소는 최근 “울산동백의 정확한 역사적 배경 등을 연구 검토한 결과 현재 일본 지장원에서 키우고 있는 오색팔중산춘이 실제 울산에서 반출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역사적 사료와 학문적 근거가 드러난 것을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울산으로 가져온 동백인 오색팔중산춘을 울산동백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는 것 또한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냈다.

일본 오색팔중산춘의 울산 기원설은 확인되지 않는 이야기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울산 동백 관련 명칭 사용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지역 각 기관과 단체 등에 공유했다”고 말했다.
곽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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