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그림자 금융의 약한 고리…부실위험 미국 이어 두번째”

블룸버그, PF대출부실 우려 지적
저축은행 연체율 6.55% 1년새 2배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로 비은행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며 한국이 전 세계 그림자금융의 약한 고리로 떠올랐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비은행권의 그림자금융 부실 가능성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것으로 파악됐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이 지난 2021년 금리 인상 이후 부동산 침체로 관련 PF 대출의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티로웨프라이스와 노무라홀딩스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한국 그림자금융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림자금융은 저축은행 등 비은행권에서 거래되는 금융투자상품으로, 부동산 그림자금융에는 PF 대출·보증, PF 유동화증권, 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 등이 포함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926조 원으로, 10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111조 원의 PF 대출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씨티은행은 추정했다. 한국의 비은행 대출 기관들은 국내뿐 아니라 지난 10년간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왔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로 PF 부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6.55%로, 1년 새 2배로 증가하는 등 빠르게 부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사 등 PF 채무자에 대한 구조조정이 PF 대출을 실행한 비금융권의 부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한국의 그림자금융 상황에 대해 “소규모 금융기관 중 일부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안정위원회(FSB)에 따르면 한국 비은행권의 그림자금융 부실 가능성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그룹은 한국 금융 당국의 부실 PF 정리 노력이 이어지면서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