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세계 첫 ‘9세대 V낸드’ 양산 돌입… AI 초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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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보다 저장밀도 1.5배 늘어
고용량·고성능 데이터 공간 확보
인공지능 훈련 시간·비용 절감
SK·YMTC 등 적층 경쟁 가열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290단 안팎까지 수직으로 쌓아 올릴 수 있는 ‘9세대 V낸드플래시’(사진) 양산에 들어갔다. 9세대 V낸드는 현재 주력인 236단 8세대 V낸드의 뒤를 잇는 제품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과 함께 초거대 AI 구현을 위한 양대 메모리 반도체로 꼽히는 V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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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훈련 방식이 영상·음성 등 용량이 큰 데이터로 바뀌며 고용량·고성능 낸드플래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과 더불어 9세대 V낸드 신제품을 앞세워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3일 ‘더블 스택’ 구조로 구현 가능한 최고 단수 제품인1Tb(테라비트) 용량의 TLC(하나의 셀에 3비트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구조) 9세대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업계 최소 크기 셀·최소 몰드 두께를 구현해 비트 밀도(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의 수)를 이전 세대 대비 약 1.5배 증가시켰다. 더블 스택은 낸드플래시를 두 번에 걸친 ‘채널 홀 에칭’으로 나눠 뚫은 뒤 한 개의 칩으로 결합하는 방법이다.

삼성전자는 채널 홀 에칭 기술을 통해 한 번에 업계 최대 단수를 뚫는 공정 혁신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채널 홀 에칭은 몰드층을 순차적으로 쌓은 다음 한 번에 전자가 이동하는 홀(채널 홀)을 만드는 기술로, 적층 단수가 높아져 한 번에 많이 뚫을수록 생산 효율이 증가한다.

AI 시대를 맞아 낸드플래시 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매출은 2023년 387억 달러(약 53조2700억 원)에서 2028년 1148억 달러(158조200억 원)로 연평균 2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옴디아는 “AI 관련 훈련 및 추론에서 수요가 발생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언어모델(LLM) 및 추론 모델을 위한 데이터 저장에 더 큰 용량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AI 서버 구매가 증가하면서 데이터 전송 속도 등 고성능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낸드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역시 동반 상승하고 있다.

2002년부터 낸드플래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9세대 V낸드 양산으로 적층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상반기부터 321단 낸드를 양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YMTC도 올해 하반기 300단대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