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파행은 한국 정부의 과도한 개입 때문”

  • 문화일보
  • 입력 2024-04-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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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8월 1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벨기에 대표단이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물웅덩이 위에 플라스틱 팔레트를 깔고 텐트를 치는 사진을 게시했다. 잼버리 벨기에 대표단 인스타그램 캡처



세계스카우트연맹,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보고서 통해 지적
"공무원 중심 조직위 비효율적 운영… 위생·안전 등에도 상당한 결함"
‘발등의 불’ 여가부 "정부 개입이 잼버리 행사 실패 원인 내용, 사실 아냐"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지난해 8월 파행 운영된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대해 "우리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23일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가 사실상 대회 주최자 자격에 오르면서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소외돼 버렸다"며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조직위는 여러 차례 인원이 교체됐으나, 그 과정에서 제대로 인수인계가 이뤄지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가 후원 역할에 그친 게 아니라, 행사 운영과 기획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도적으로 행사를 준비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에 따라 조직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교육부·여성가족부 장관을 부위원장으로 하는 정부지원위원회를 꾸렸다. 보고서는 ‘이처럼 여러 부처가 주관 부서로 참여하게 되면서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해졌고, 실행 구조는 취약해졌으며, 의사소통 과정에서는 엇박자가 났다"며 "한국 정부가 재정적인 면에서 기여한 점은 인정하지만, 과도한 관여가 많은 구조적인 문제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대회 당시 여러 차례 국내·외에서 지적을 받아왔던 조직위의 미숙한 운영은 이번 보고서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잼버리와 같은 대규모 행사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지만, 안전·보안·청소년 보호·의료 지원·식사 요구·위생·날씨 대응 등 각종 부분에서 상당한 결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행사장을 오가는 도로는 비좁고 험난해 구급차는 물론이고 버스나 보행자가 다니기 힘들었고, (조직위는) 효과적으로 교통 관리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통행로 상황이 험난했으나, 저녁이 되어도 조명 하나 없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아울러 행사가 대부분 한국어로 진행됐고, 위급 상황이 발생할 때도 세계스카우트연맹 공식 언어인 영어와 불어로만 안내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참가 인원이 많았던) 아랍어와 스페인어로도 안내를 제공했어야 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무엇보다 2017년 8월 ‘2023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로 전북 새만금이 확정된 이후 개막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준비 기간에 맞닥뜨린 코로나19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었으나, 행사를 성공적으로 계획하기에 상당한 시간이 있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한국 측이 유치 단계에서 보여줬던 청사진과 지난해 대회장에서 마주한 현실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며 다시 한 번 우리 정부의 무사 안일한 운영 행태를 꼬집었다.

한편, 여가부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이같인 보고서 발표에 대해 설명자료를 내고 "정부의 개입이 잼버리 행사 실패의 직접 원인이라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세계스카우트연맹이 해당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정보 제공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보고서 작성에 투입된) 패널 구성이나 역할에 대해서도 협의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행사 초기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민간기업과 합심해 빠르게 정상화했다"고 반박했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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