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전부터 이미 마음 끌려[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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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최재홍(31)·김시윤(여·29) 부부

저(시윤)는 장기 연애를 마치자마자,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지난 2021년 4년간 연애하던 사람과 헤어졌습니다. 이별로 힘들어하는 저를 보고 친한 선배가 SNS 친구 목록을 보여줬어요. 그 목록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면 소개해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눈에 가는 사람이 한 명 있었어요. 바로 지금의 남편이죠.

때마침 남편도 5년 장기 연애를 마치고 전 연인과 헤어진 지 1년이 채 안 됐을 때였어요. 태어나 처음으로 소개팅 제안을 수락했다는데, 그 상대가 바로 저였죠. 저희는 만나기 전부터 끌렸어요. 첫 만남 전 2주 동안 연락만 주고받았는데, 정말 잘 통했어요. 연애관부터 결혼관까지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어요. 얼굴 한 번 마주하지 않은 사람과 3시간 넘게 통화하기도 했죠.

실제 서로 마주했을 때 호감은 더 배가 됐어요. 제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는 남편의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또 깔끔하게 차려입고 온 것조차 저를 대접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소개팅 당일 저희는 심야영화를 보고 자정을 넘겨서까지 함께 술잔을 기울였어요. 그리고 남편이 말하더라고요. “우리 사계절 동안 서로를 알아보지 않을래?”라고요. 첫 만남 전 통화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그와 사계절을 겪어봐야 그의 10% 정도를 알지 않겠느냐”고 한 제 말을 기억해뒀다고 고백한 거죠. 그렇게 저희는 연인이 됐어요. 당시 문득 이 사람이랑 결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편도 저와 다르지 않았어요. 제게 고백하면서도 ‘결혼한다면 이 사람과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연애를 시작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저희는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며 결혼준비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만난 지 1년 만인 지난 2022년 12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결혼한 지 만 1년이 넘은 지금, 제 배 속에는 새 생명이 찾아왔어요. 태동을 공유하며 태어날 아이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지금까지 변함없이 저를 잘 챙겨줘서 고마워요, 내 사랑.”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