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성장률에 연간 전망치 올린다지만… 환율·유가·금리 ‘곳곳 지뢰’

1분기 1.3%성장에 놀란 정부
올해 성장률 전망 상향 확실시
2.2% → 2%대 중후반 가능성
전문가“대외 불확실성이 변수”

지난 25일 발표된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성장률(1.3%)이 시장 전망치(0.6~0.7%)를 훨씬 웃돌면서 정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이 확실시된다. 정부는 오는 6월 하순쯤 나올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오자 원인 파악을 위해 바쁘게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 성장률을 조사해 발표하는 기관인 한은 입장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치가 나오자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물가를 포함한 경제 지표가 나쁘게 나와 전전긍긍해온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는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기재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2.2%)를 2%대 중후반으로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엔·달러) 환율 급등세(엔화 가치 하락)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제유가 등 올해 한국 경제에 ‘지뢰밭’이 많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수출과 성장률 등 일부 거시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금리 등 대내외 ‘돌발 변수’에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중동에서 대규모 분쟁이 발생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을 촉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석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국제유가가 폭등하면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1990년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160엔 선을 상향 돌파한 엔·달러 환율이 국제 금융시장과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엔·달러 환율 급등이 국제 금융계와 세계 경제의 변동성을 높일 경우 악영향을 고스란히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부 거시경제 지표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향후 대외 변수의 움직임에 따라 발생할 수도 있는 리스크(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원 고위 관계자는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향후 발생할 수도 있는 리스크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꼼꼼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