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모기와의 전쟁’… “이상고온탓 유충 과속성장”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2 11:54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모기 OUT! 문화일보 김군찬(왼쪽) 기자가 20일 서울 광진구 구의공원 인근 주택가에서 모기 유충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광진구청 제공



■ 본보기자 방역작업 체험기

공원내 디지털모기측정기 관측
“하루 1000마리 채집…급증 추세”
동네 곳곳 맨홀 열어 약품 살포

1일 역대 가장 이른 주의보 발령
작년엔 폭염 끝난 10월도 기승


전국 일부 지역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달했던 지난 20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공원. 수풀이 우거진 공원 깊숙한 곳에 자리한 디지털 모기 측정기(DMS)를 열어 보니 측정기 내부에 수십 마리의 모기 사체가 있었다. 측정기 외부로 이산화탄소를 뿜어내 주변 모기를 유인한 뒤 포획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DMS는 모기 개체 수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치다. 현재 공원, 수변 근처 등 서울 도심 곳곳에 54대의 DMS가 설치돼 있다. 광진구의 경우 DMS에 잡힌 모기 수를 매일 확인해 서울시 등 관련 기관에 공유하는 중이다. 광진구 관계자는 “DMS에 잡히는 모기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5월 들어 서울에서만 매일 1000마리 안팎의 모기가 채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광진구청 소속 방역기동반 대원들은 구의공원 주변 주택가를 돌며 방제활동도 진행했다. 인근 상가 주차장 맨홀을 들어 올리자 내부에는 오물 등과 함께 물이 고여 있었다. 물을 퍼서 관찰해 보니 작은 모기 유충이 꿈틀거리는 모습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동행한 방역대원은 “물웅덩이 온도가 높아져 모기 유충이 점점 더 살기 좋은 환경이 됐다”고 했다.

기후변화로 모기 활동 기간이 점점 길어짐에 따라 최근 서울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기존 4∼10월이던 DMS 모기 채집 시기를 올해부터 3월과 11월까지 확대했다. 이 같은 결정은 여름철에 주로 활동하던 모기들이 봄·가을에도 지속해서 나타나는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 모기예보제 ‘주의’는 매년 발령 시기가 빨라지는 추세다. 주의는 야외에 모기 유충 서식지가 20∼50% 범위로 형성된 단계로 집안으로 침입하는 모기가 하룻밤에 2∼4마리 정도 목격되는 수준을 말한다. 지난 2018년에는 5월 27일부터 주의 단계가 발령되기 시작했는데 이후 점차 발령 시기가 빨라지다가 올해는 이달 1일에 처음 발령됐다.

지난해 서울에서는 여름보다 가을에 모기가 더 많이 나타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51곳에 설치된 모기 유문등에서 10월 한 달간 채집된 빨간집모기 수는 2966마리로, 이는 여름인 8월(1486마리)과 초가을인 9월(1892마리)보다 더 늘어난 수치다. 모기예보제 ‘관심·주의’ 발령도 지난해 가을 내내 이어졌다. 10월 7일 이후 ‘쾌적’ 상태를 유지했던 2020년과 달리 10월 한 달간 쾌적인 날은 10일에 불과했다.

봄·가을 모기가 크게 증가한 데는 기온 상승 등 기후변화 영향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봄철 모기의 경우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모기 유충이 서식하는 웅덩이, 습지 등의 수온도 올라 유충 성장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가을 모기 급증의 원인은 30도 이상의 폭염이 여름 동안 이어지면서 오히려 모기의 활동성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폭염으로 물웅덩이가 말라버려 모기 발생 장소 자체가 줄어들게 된 것이다.

대부분 지역 낮 기온이 25도를 넘는 등 예년 이맘때보다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모기도 극성을 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외에도 지하실 물웅덩이, 정화조 등 모기가 주로 번식할 만한 환경을 찾아 집중방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
김군찬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