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노 담화까지 부인하는 日의원 ‘위안부 광고’

일본 국회의원 45명이 14일 미 워싱턴포스트지(紙)에 일단의 교수·정치평론가·언론인 등과 공동으로 일본군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하는 광고를 실은 것은 역사를 왜곡해서라도 일본의 과거 죄상을 호도하려는 허위의식의 또 한 단면이라는 게 우리 시각이다.

문제의 광고는 1993년 8월4일 일본이 1년8개월 조사를 거쳐 정부 대변인인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이름으로 발표한 담화 취지와도 전혀 딴판이다. 담화가 인정한 일본군과 관리들의 위안부 동원 관여 사실을 뒤집어 “일본군과 정부가 오히려 여성들을 납치해 위안부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명령을 내렸다”고까지 했기 때문이다. 또 담화가 미흡하게나마 인정한 강제성마저 “위안부들은 허가를 받고 매춘행위를 했다”며 부인하고 “매춘행위가 당시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이었다”고 둘러댔다. 그들의 그같은 주장대로라면 매춘을 위한 부인·아동 매매를 금지한 1911년 국제조약, 강제노동을 금지한 1907년 국제협약 등은 뭐가 되는가.

우리는 문제의 광고가 “강제동원 증거가 없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주장을 보강하는 의미임을 주시한다. 미 하원에 1월31일 제출된 결의안 제121호 ‘일제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저지하기 위한 일본 정치권 안팎의 로비가 그처럼 극성을 부리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법원 재판기록, 극동국제군사재판 신문조서, 참전 일본군의 증언 등 그동안 드러난 숱한 증거에 힘입어 결의안 통과가 가시화하자 일본측 로비는 ‘미·일 친선 악영향’까지 거론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식의 로비 역시 위안부 결의안이 왜 필요한지를 말해준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