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정 ‘그림의 세계’를 엿보다

해마다 봄가을 두차례 특별전을 여는 서울 간송미술관의 올 가을 73회 기획전은 조선시대 화가 현재 심사정(玄齋沈師正, 1707~1769)의 탄생 300주년 기념전이다. 현재는 겸재 정선(1676~1759), 관아재 조영석(1686~1761)과 함께 조선 진경시대를 대표하는 사인(士人) 삼재(三齋) 화가이며 조선남종화의 시조.

14~28일 열리는 심사정전에는 8m화폭에 중국 관중에서 사천으로 가는 촉도의 험난함을 묘사한 ‘촉잔도권(蜀棧圖卷)’등 현재의 작품외에 ‘현재화풍’의 영향을 받은 이인상, 김윤겸, 이윤영, 김희겸, 강희언 등 조선후기 문인작품 등 100여점이 선보인다. 간송미술관에서 30년만에 공개되는 현재의 ‘촉잔도권’은 기암고봉을 돌아 힘겹게 길을 가는 나그네를 통해 인생 역정을 묘사한 대형 두루마리그림. 현재가 독학으로 연마한 화법을 총동원해 작고하기 한해전에 완성한 마지막 역작이다.

사대부집안 출신이지만 할아버지 심익창이 숙종 25년 과거시험 부정으로 귀양살이하게 되면서 과거를 통한 출세의 길이 막혔던 현재. 중국 화집을 보며 독학하던 초기 작품은 중국 남종화와 닮았지만 40대 후반 금강산여행 후 진경산수화를 그리면서 50대 들어 ‘조선남종화’ 화풍을 완성, 말년에 ‘현재화파’를 형성했다. 02-762-0442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