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거장 ‘스즈키 세이준’ 감독 특별전

영화사 씨네콰논 코리아가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와 함께 지난달부터 시작한 일본영화 정기상영회인 ‘CQN 일본영화 걸작선’이 두 번째 프로그램으로 ‘스즈키 세이준 감독 특별전’을 마련했다.

다음 달 2일부터 12월28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30분, 8시30분 서울 CQN명동 극장에서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저예산 ‘B급 영화’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 온 세이준 감독의 대표작 9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2005년 부산영화제에서 핸드프린팅 행사를 하기도 했던 세이준 감독은 1956년 ‘바다의 순정’으로 데뷔한 이후 독창적인 실험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가 주목받은 건 적은 예산과 저급한 시나리오, 열악한 환경에서 만든 B급 영화를 통해 독특한 시각적 효과, 잔혹한 폭력과 유머스러운 설정이 공존하는 실험을 행했기 때문. 그는 그래서 1960년대 일본 ‘누벨바그’의 대표주자로 불리며, 왕자웨이나 우위썬, 쿠엔틴 타란티노와 짐 자무시 등 후배들이 존경하는 감독으로 꼽는 인물이 됐다.

1923년생인 그는 2005년 장쯔이, 오다기리 조 등이 주연을 맡은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을 만들며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번에 상영되는 작품으론 그의 초기작 ‘암흑가의 미녀’(1958년)를 비롯해 기존질서와 고정관념에 반항하며 시대와 싸우는 한 청년의 분투기를 그린 ‘청춘일기’(1963년), 야쿠자 영화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관동무숙’(1963년) 등이 있다. 또 세이준 감독의 여성영화 중 첫 번째라고 할 수 있는 ‘육체의 문’(1964년), ‘문신일대’(1965년), ‘동경방랑자’(1966년) 등도 관객들을 찾는다.

이 외에도 유쾌한 청춘드라마 ‘겡카엘레지’(1966년)와 에로틱한 유머와 특유의 미학을 엿볼 수 있는 ‘카와치 카르멘’(1966년), 황당무계한 상황과 기괴한 화면구도 등이 돋보이는 문제작 ‘살인의 낙인’(1968년)도 상영된다. 이번 특별전에서 선보일 작품들은 모두 명성에 비해 국내에 덜 알려진 세이준 감독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맛볼 수 있는 것으로 구성됐다.

이번 특별전은 회원에 한해 관람할 수 있으며, 회원 가입문의와 상영작 정보는 홈페이지(www.cqn.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02-774-9002

강연곤기자 ky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