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6주년 여론조사 시리즈-(2)정책분야>鄭 ‘가족행복 시대’가 호감도 1위

한마디, 한문장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붙잡아야 하는 대선 슬로건 경쟁에서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의 ‘가족행복시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다음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로는 ‘경제 활성화’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일자리 부족과 양극화 심화 등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서민들의 팍팍한 처지를 반영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가족행복’ 호감도 1위 = 31일 문화일보 정책현안 여론조사에서 가장 호감이 가는 대선 슬로건을 물은 결과 ‘가족행복시대’가 25.6%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내세운 ‘국민성공시대’가 21.5%로 뒤를 이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사람 중심 진짜 경제’는 20.2%,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의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은 12.8%, 이인제 민주당 대선후보의 ‘중산층 강국 건설’은 11.8%의 지지를 얻었다.

질문 시 슬로건을 내건 후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는 슬로건 자체에 대한 호감도를 가늠할 판단기준이 된다. 실제로 조사 결과에서도 특정 대선후보의 슬로건으로 해당 후보 지지층이 집중적으로 쏠리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가족행복시대’는 대구·경북(33.6%)과 서울(27.0%), 19~29세(28.0%), 학생(31.5%)과 농림어업층(31.3%)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었다. ‘가족’과 ‘행복’ 모두 전통적 보수층에도 어필할 수 있고 유권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가치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성공시대’는 대구·경북(26.6%)과 부산·울산·경남(24.0%), 19~29세(27.0%), 학생(27.2%)과 자영업(25.0%)층에서 상대적으로 지지가 높았다.

‘가족행복시대’와 상당 부분 지지기반이 겹친 가운데 경쟁하는 양상이다. ‘국민성공시대’는 특히 30대에서 ‘가족행복시대’(24.9%), ‘사람 중심 진짜 경제’(20.2%),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17.8%) 등에 모두 뒤지는 16.8% 지지에 그쳐, 유난히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사람 중심 진짜 경제’는 광주·전라(26.5%), 19~29세(20.9%), 블루칼라(29.7%)와 화이트칼라(24.0%)층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경제활성화’ 요구 압도적 = 다음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를 물은 결과 ‘경제활성화’ 57.3%, ‘사회양극화 해소’ 15.6%, ‘교육문제’ 10.3%, ‘부정부패 척결’ 9.9%, ‘노사관계 안정’ 3.6%, ‘북핵문제 해결’ 2.4% 등으로 나타났다.

30일 문화일보 정치현안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선택 기준으로 ‘경제성장 해결 능력’이라는 응답이 57.1%에 달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경제활성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응답은 50대(64.3%), 자영업(67.6%)층에서 특히 높았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