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개봉 안된 ‘놓치기 아까운 DVD영화’

극장 개봉 대신에 DVD로 ‘직행’하는 외국 영화가 늘고 있다. 수입사들은 국내 관객들의 취향엔 맞지 않는 장르라거나 한국 영화와의 경쟁에서 흥행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살펴보면 여러 모로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다. 최근 출시됐거나, 출시될 예정인 DVD 가운데 소재나 이야기 면에서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을 소개한다.

‘미국식 코미디’로 분류될 작품들이 우선 눈에 띈다.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주드 애파토 감독이 연출한 ‘사고친 후에’는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과 별 볼일 없는 남자가 우연히 하룻밤을 보낸 뒤, 여자가 임신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겉으로 보기엔 노골적인 섹스 코미디 같지만, 예기치 않은 임신을 소재로 남녀간 심리게임을 세밀하게 그린 로맨스 영화에 가깝다. ‘그레이 아나토미’의 캐서린 헤이글의 매력이 돋보이는 작품.

역시 애파토 감독이 제작을 맡은 ‘슈퍼배드’는 ‘아메리칸 파이’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청춘 코미디. 고교 졸업을 앞두고 ‘총각 딱지’를 떼려는 세 남학생의 소동이 벌어진다. ‘주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마이클 세라가 주인공을 맡았다. 4월에도 ‘덤 앤 더머’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로 유명한 패럴리 형제가 만든 ‘하트브레이크 키드’, 스턴트맨을 꿈꾸는 남자의 스토리가 웃음을 선사하는 ‘핫 라드’ 등 유쾌발랄한 코미디 영화가 잇따라 출시된다.

잔잔한 감동과 성찰을 담은 드라마도 많다. 최근 출시된 ‘이어 오브 더 독’은 우연한 기회에 버려지는 동물을 보호하게 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제인 오스틴 북 클럽’은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독서모임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6명의 사람들이 6권의 제인 오스틴 소설을 읽으면서 서로 소통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 수작이다.

액션과 스릴러 장르의 출시작들도 많다. 귀여운 소녀 탐정 낸시의 활약을 담은 ‘낸시 드류’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어드벤처류의 영화. ‘X파일’로 유명한 질리안 앤더슨 주연의 ‘스트레이트 헤드’는 파격적인 영상을 내세운 스릴러 영화다. 드웨인 존슨, 사라 미셸 겔러 등이 주연을 맡은 공상과학(SF) 영화 ‘사우스랜드 테일’과 크리스찬 슬레이터 주연의 액션영화 ‘러브 라이즈 블리딩’, 빛을 수호하는 일곱 천사와 어둠의 전사들의 대결을 그린 팬터지액션 ‘가브리엘’ 등은 다음달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강연곤기자 ky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