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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상문의 Photo & Essay 게재 일자 : 2008년 07월 12일(土)
혈통·몸매 최우수… ‘韓牛 미스터코리아’
대관령 한우시험장 씨수소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풀 뜯는 시험용 한우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의 축산과학원 한우시험장에서 시험용 한우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지난 5월에 축사를 나온 이 한우들은 10월까지 야외 방목장에서 생활하게 된다.
▲ 정액 채취 암소의 질과 같은 환경으로 만든 인공 기구를 이용해 씨수소로부터 정액을 체취하고 있다.
▲ 몸매 가꾸기 씨수소들이 축사 옆에 마련된 헬스장에서 체력단련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
▲ 육질 검사 한우시험장 연구원이 육질을 파악하기 위해 시험용 한우를 초음파 검사 하고 있다.
▲ “물 마시러 가자” 종일 풀을 뜯던 한우들이 물을 마시기 위해 방목장 아래로 줄지어 내려오고 있다.
▲ “어떤 놈이 좋나” 경기도 양평의 개군한우 생산 축산업자 20여명이 한우시험장을 견학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횡계IC를 빠져 나와 왼쪽 진부방향으로 약 3㎞ 정도 가면 우리나라에서 단 하나뿐인 농촌진흥청 산하 축산과학원의 한우시험장이 있다. 577ha의 드넓은 초원에는 850두의 시험용 한우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그런데 이곳 한우시험장에서 무엇보다도 특별대접을 받고 있는 것은 송아지들의 아버지인 8마리의 씨수소(종모우)들이다.

씨수소들은 하루에 6시간씩 혹독한 체력훈련을 받는다. 씨수소들을 위한 전용 헬스장에는 특별히 제작된 러닝머신이 있다. 이 기구에 매달린 채 우람한 체격의 씨수소들은 뜨거운 뙤약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균형 잡힌 몸매 관리를 위해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이러한 운동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한우 특유의 건강한 정액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전국 축산농가에서 한 해 생산하는 송아지는 약 70만마리. 이 중 90%에 해당하는 송아지들은 냉동 처리된 씨수소들의 정액을 받아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자식들이다. 충남 서산의 가축개량사업소에서 기르고 있는 55마리의 보증종모우가 대부분 국내 한우의 실제 아버지인 셈이다.

한우의 품종 개량을 위해 씨수소의 선발은 매우 까다롭고 엄격하다. 매년 질병이 없고 우수한 혈통에서 태어난 수송아지들을 뽑아 동일한 환경에서 육질측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당대(當代)검정을 거친다. 이후 상대적으로 더 우수한 송아지들을 걸러낸 뒤 다시 암소와의 교배를 통해 유전적인 능력이 뛰어난 송아지들을 대상으로 후대(後代)검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씨수소를 선발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우수한 송아지가 씨수소로 최종 선발되기 까지는 최소 5년의 세월이 걸린다. 그동안 드는 비용도 소 1마리당 10억여원으로 만만치 않다.

그러나 씨수소로 선정이 되면 향후 10년간 전국의 축산농가에 건강하고 뛰어난 최고의 정액을 공급할 수 있다. 씨수소 한 마리는 보통 3~4만마리 정도의 암소에게 인공수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경제적 효과는 무려 연간 15억원에 이른다.

씨수소는 송아지 때부터 특별한 관리를 받는다. 너무 살이 찌지 않도록 양질의 건초를 먹이고, 육질을 좋게 하기 위해 광물질이나 비타민이 많이 포함된 배합사료를 주어 관리를 한다. 주기적으로 체중을 달기도 하며 운동도 시킨다. 성병이나 기타 소의 질병이 전염되지 않도록 분리사육도 하고 있다.

한우시험장에서는 이들 씨수소들로부터 일주일에 한 번꼴로 계통 조성용 정액을 채취하고 있다. 한 차례에 얻을 수 있는 정액은 약 5㏄ 내외인데 이것을 다시 0.5㏄들이 냉동정액 스트로(Straw)로 만들어 -196도의 액체질소 통에 보관하고 있다. 씨수소에서 채정한 정액은 장기간 냉동보관 상태에서 한우 개량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한우 개량을 위한 국내의 본격적인 연구 역사는 30여년에 불과하다. 350년 이상 개량 역사를 갖고 있는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짧다. 쇠고기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조건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단 양으로 승부했으나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 양보다는 질이다. 무엇보다도 맛이 있어야 한다.

마블링(살코기에 하얀색 지방이 그물처럼 퍼져서 박혀 있는 것)이 잘 되어 있어 맛이 좋고 등심의 면적이 넓어 고기의 양도 많으면 좋겠지만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키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즉 성장이 좋은 소는 마블링이 좋지 않고 마블링이 잘 되어 있으면 많은 양의 고기를 얻을 수 없다.

따라서 한우시험장의 주요 연구과제는 바로 이 모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다. 품질을 고급화하고 저렴한 생산비로 한우의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외국산 수입 쇠고기의 파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불철주야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연구원들과 폭염 속에서도 땀을 뻘뻘 흘리며 몸을 단련하고 있는 씨수소의 노력이 정말 대견스러워보였다.

사진·글 = moon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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