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2인자’ 윤봉우 “올 가로막기王 내 것”

“올해는 ‘거미손 타이틀’을 놓칠수 없다.”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센터 윤봉우(27)는 만년 2인자였다. V리그 5시즌중 4번이나 블로킹왕에 오른 팀 동료 이선규(28)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지난 시즌 중반 블로킹 선두에 나섰던 윤봉우는 결국 1위를 이선규에게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었다.

199㎝ 89㎏로 체격이 똑같은 윤봉우와 이선규는 한양대 1년 선후배. 나이는 이선규가 한 살 많지만 문일고 시절 한 해 꿇는 바람에 학번과 팀 입단은 윤봉우가 1년 빠르다. 이러다 보니 라이벌 의식도 강해 지난 시즌 둘이 한창 블로킹왕 다툼이 붙었을 때는 팀 분위기가 어색할 정도였다.

올해는 윤봉우가 유리하다. 이선규가 수술 후유증으로 ‘NH농협 프로배구 2009~2010 V리그’ 2라운드에서 교체멤버로 전락한 사이 윤봉우가 날았다. 윤봉우는 현재 블로킹 43개(세트당 0.843개)로 2위 고희진(삼성화재·0.791개)을 넉넉히 제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한때 이선규 대신 주전을 차지한 하경민(201㎝)이 왕좌를 노렸지만 3라운드 들어 이선규가 다시 스타팅을 꿰차는 바람에 하경민(블로킹 35개)은 톱10에서 탈락했다.

윤봉우와 이선규는 29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전에서 나란히 블로킹 3개씩을 잡으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는 블로킹에서 15-7로 앞서 ‘센터 왕국’임을 과시하며 5연승(12승4패)으로 2위를 굳히며 선두 삼성화재(13승1패)를 추격하고 있다. 이선규가 감각을 찾아가고 있지만 현재까지 블로킹 21개에 그쳐 윤봉우를 추월하기는 쉽지 않다.

‘연구파’인 윤봉우는 올시즌 홈 개막전에서 한 게임 최다 블로킹 타이기록(11개)을 세우는 등 감각까지 물이 올라 생애 첫 ‘거미손 타이틀’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동윤 선임기자 dy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