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시즌중 용병교체 藥될까… 毒될까

‘약이 될까, 독이 될까.’ 프로배구 대한항공에 이어 현대캐피탈도 용병을 교체할 계획이다. 시즌중 용병 교체는 상당한 ‘도박’임이 분명하다. 그동안 다져왔던 조직력이 흐트러질 수 있고 대체 용병의 상태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이 문제로 용병 교체에 심사숙고했다. ‘원조 괴물’이란 별명을 얻어 검증된 바 있는 라이트 레안드로(27·208㎝·브라질)지만 현재 몸 상태는 70% 수준이었고 원래 있었던 밀루셰프는 처음과는 달리 제법 해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 상태 유지’로는 우승까지는 힘들다는 판단에 결단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다양한 공격루트, 세터의 토스, 수비 조직력 등에서 최상위권이지만 딱 하나 아쉬운 점은 용병의 해결능력. 특히 이단토스로 올라오는 나쁜 공을 처리할 능력이 밀루셰프에겐 부족했다. 신영철 감독대행은 “새 용병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나쁜 공을 처리해 주고 우리 팀이 부족한 블로킹에서 힘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대한항공의 세터 한선수는 스피드가 있고 토스가 높아 용병과의 호흡을 맞추는 데 크게 무리가 없는 스타일이어서 신 대행의 초심대로 용병에게 작은 부분만 맡긴다면 용병 교체는 성공적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수긍하는 분위기.

현대캐피탈의 레프트 앤더슨은 용병답지 않게 공헌도가 너무 낮다.

라이트 박철우와 센터진의 높이로 그나마 3위를 지키고 있지만 이대로 가면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하지만 대체 용병이 이번에는 라이트라는 점이 문제다. 한 게임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50점)하는 등 용병급 활약을 펼치는 박철우와 포지션이 겹친다. 박철우가 무리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화력의 증가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동윤 선임기자 dy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