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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또 후회…‘부산 여중생 피살’ 게재 일자 : 2010년 03월 09일(火)
“전자발찌 채워도 ‘거주지내 범행’은 막지 못한다”
“제도 허점” 비판 목소리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부산 여중생 피살사건의 유력 용의자) 김길태에게 전자발찌가 채워져 있었더라도 이번처럼 거주지 인근에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을 막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보다 실효성 있는 상습 성폭력범 대책이 필요합니다.” 문채수연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은 9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전자발찌 중심으로 이뤄진 현행 성폭력범 대책의 허점이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자발찌에만 의존해서는 성폭력 우범자들의 추가 범행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부산 여중생 피살사건을 계기로 현행법만으로는 제2, 제3의 유사 사건 재발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성폭력피해자 모임과 여성단체, 법조계 등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이 보다 강도 높은 성폭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문 소장은 “성폭력 사건은 그 대상이 아동이든 성인이든 상관 없이 재범률이 매우 높다”며 “초범이라고, 음주상태였다고 형량을 낮춰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기운 한국아동성폭력피해가족모임 대표는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 각종 이유로 수많은 성폭력범들이 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다”며 “성폭력 범죄는 영혼을 죽이는 사건인 만큼 강력한 처벌 못지않게 세밀한 감시를 통한 예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특히 초범과 누범, 아동성폭력범과 일반 성폭력범을 구분해 관리하는 현행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범이 점차 피해자 연령을 낮춰가는 경향이 있고, 성폭력 사건의 특성상 감춰진 사건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모든 성폭력 범죄자들은 초범 때부터 강력히 처벌하고 이후에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번 사건에서도 이웃 주민 누구도 김길태가 상습 성범죄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외국 사례처럼 상습 성폭력범 집에 푯말을 붙이거나 가까운 곳에서 누구라도 상습 성폭력범의 신상 열람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 홈페이지에 연결된 ‘성범죄자 알림e’에 등록된 신상공개 열람 대상 성범죄자가 전무하고, 오프라인 상에서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열람하는 게 극도로 까다롭게 돼 있다는 것이다.

종신형 도입 필요성도 제기된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경찰력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보다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며 “상습 성범죄자 등 사회적 해악이 큰 범죄자들에 대해서는 종신형을 선고해 사회로부터 격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숙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나는 전자발찌제 소급 적용 등 극단적 대안에 초점을 맞춰선 안된다”며 “실질적인 재범 방지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성범죄자 신상공개 범위를 넓히고 일반인들도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성범죄자에 대해서도 교도소 내에서 교육 및 정신과 치료 등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영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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