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日本 대지진 발생 15일>이와테 토양 ‘체르노빌 강제이주’ 기준의 6배 세슘 검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이 대기, 토양, 해양, 채소, 수돗물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24일에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240㎞나 떨어진 도쿄(東京)에서 재배하는 채소에서 처음으로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충격을 던졌다.

전문가들은 12일 원전 1호기가 처음으로 수소폭발한 뒤 폭발과 화재가 잇따르고 대기 중의 방사성 물질이 비와 함께 떨어지면서 보다 넓은 지역에서 심각한 상황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교토(京都)대 원자로 실험소 이마나카 데쓰지(今中哲二) 교수는 아사히(朝日)신문에 “체르노빌 사고의 경우 방사선 누출이 10여일 정도였으나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우려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정상화된 뒤에도 방사능 오염문제는 수십 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도쿄가 방사능에 = 23일 도내 정수장에서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돼 생수 사재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도쿄에서 이번에는 한 연구시설에서 키우던 고마쓰나(소송채)에서 기준치의 1.8배에 달하는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후쿠시마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에서 방사성 물질이 잇따라 검출, 출하 금지 조치가 이뤄지고 있지만 도쿄산 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기는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농산물과 우유 등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곳은 후쿠시마, 이바라키(茨城), 군마(群馬), 도치기(？H木), 지바(千葉)를 포함해 총 6개 현 도로 늘어났다.

도쿄 수돗물 오염은 24일 문제가 됐던 가나마치(金町) 정수장의 방사성 요오드 수치가 ㎏당 76베크렐(㏃)로 유아 기준인 100㏃ 이하로 떨어지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다.

도쿄도는 이날 ‘수돗물 유아 음용 금지 조치’를 하루 만에 해제했다. 하지만 방사능 물질이 언제든지 수돗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반인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으며 몇몇 음료수 업체들은 조업 중단까지 검토 중이다.

한편 25일 도치기현의 정수장에서도 방사성 요오드가 기준치 이상 검출되면서 기준치 이상으로 수돗물이 오염된 곳은 도쿄, 후쿠시마, 이바라키, 사이타마(埼玉), 도치기 등 5곳으로 확대됐다.

◆체르노빌에 버금가는 피해지 = 후쿠시마현 이와테(飯館)는 이번 방사능 오염의 최대 피해지 중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24일 일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결과 원전에서 40㎞ 떨어진 이와테의 토양에서 방사선 세슘 137이 ㎏당 16만3000㏃나 검출됐다. 이는 1㎡당 326만㏃ 정도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강제 이주 대상 지역의 6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러시아 정부는 1㎡당 55만㏃의 세슘이 검출된 지역 주민들을 강제이주시켰다. 또 지난 20일 이와테에서 채취한 수돗물에서 어른 기준치(300㏃)의 3배에 달하는 965㏃의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돼 현재 가장 높은 오염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당국이 대피명령지역인 원전 인근 30㎞ 안에서는 자세한 조사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어 원전 인근의 피해는 이와테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